韓선수단 올림픽 응원현수막이 “반일”?…日 극우세력 욱일기 시위[포착]

입력 2021-07-16 17:11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 외벽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걸려 있다. 2021.7.16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일본 극우세력의 횡포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도쿄올림픽 선수촌 내 한국 선수단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어둔 것을 보고 현지 극우세력이 욱일기 시위를 하는가 하면 일부 언론은 “반일 상징”이라고 황당한 트집을 잡기도 했다.

일본 극우 정당인 일본국민당 관계자들은 16일 낮 도쿄 주오(中央)구 하루미(晴海) 지역에 있는 올림픽 선수촌 한국 거주동 앞에서 욱일기를 든 채 기습 시위를 펼쳤다.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선수단 거주동에 태극기와 함께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연상케하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 현수막이 걸리자 16일 일본 극우단체 시위대가 글귀 반대편에서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일본에서 개최하는 만큼, 특별한 메시지를 준비했다"며 "선수들의 전의를 끌어올릴 만한 응원 문구를 찾다가 한 직원의 제안으로 해당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1.7.16. 연합뉴스

이들은 한국 선수단이 내건 응원 현수막이 ‘반일 내용을 담았다’며 떼라고 주장했다. 일부 일본국민당 관계자들은 “한국 선수단을 내보내야 한다”, “한국의 어리석은 반일 공작을 용납할 수 없다”고 확성기로 소리치기도 했다.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숙소 외벽에 태극기와 함께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를 내걸었다. 2021.7.16 연합뉴스

앞서 15일 일본 스포츠 전문매체 ‘도쿄스포츠’는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불쾌한 전시(戰時) 메시지를 담은 반일 현수막을 내걸다’라는 제목으로 한국 선수단 거주동에 내걸린 현수막에 대해 보도했다.

이 현수막은 한국 선수단 거주동 베란다에 걸린 것이다. 해당 현수막에는 태극기와 함께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연상케 하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혀있다.

이는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준비한 것으로, 임진왜란 당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이순신 장군의 어록을 응용한 것이다.


해당 매체는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한국 선수단이 갑자기 파문을 일으키는 깜짝 행동을 했다”며 “(한국 선수단의) 현수막은 조선의 바다를 지킨 이순신 장군의 어록을 응용한 것이다. 이순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출병에 저항한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된 존재”라고 언급했다.

또 이러한 현수막이 반일의 상징이라며 “일본과 조선 간의 전쟁에 관련된 용어를 선수촌에 내건 것은 큰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고 전망했다.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 모습. 외벽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걸려 있다. 2021.7.16 연합뉴스

이에 대해 일본 누리꾼들은 해당 현수막이 문제가 있다며 잇따라 트집을 잡았다. 일부 누리꾼은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이 일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즉시 보고해야 한다” “전쟁을 연상케 하는 인물의 문구가 들어가 있다”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