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6일 “연소득 1억1700만원 4인 가구에 1인당 25만원을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하는 게 과연 올바르고 공정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냐”며 정부를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2차 추경에서 재난지원금을 소득하위 80%에게 지급하느냐, 전국민에게 지급하느냐를 두고 연일 논쟁 중이다. 한 가지 정말 어이가 없는 것은 80%면 마치 적절한 수준인 것처럼 기정사실화되고 80% 이하에 대해선 아예 거론조차 안 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하위 80%에 해당하는 소득 1~4분위 계층 소득은 감소했지만,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소득은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재난지원금의 하위 80% 선별지원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1년 6개월 동안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우리 공동체의 양극화 불평등은 더 심해지고 있으며 어려운 분들에게는 정부의 지원이 그나마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건강보험료를 정하는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소득하위 80%에 해당하는 4인 가구 월소득은 975만원이다. 연소득으로는 1억1700만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소득 1억1700만원 4인 가구에 1인당 25만원을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하는 게 과연 올바르고 공정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냐”며 “소상공인, 자영업자, 실업자, 저소득빈곤층. 이 분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하고도 돈이 남아돌아 이런 정책을 펴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정치인들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문제 아니냐”며 “전국민이든, 80%든, 90%든 이런 식의 돈풀기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부터 80%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함부로 말하지 않아야 한다”며 “여야 모두 합리와 이성을 잃은 돈풀기를 중단하고 진짜 어려운 국민들을 돕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 총리, 부총리도 부디 상식과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