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값 폭등에…빌라가 6개월째 거래량 ‘추월’

입력 2021-07-16 06:46

서울 아파트의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아파트 대신 빌라로 주택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동안 서울의 빌라 거래량은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했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등 빌라 매매 건수는 지난 12일 기준 총 4359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건수는 2835건에 그쳤다. 매매 건수로 보면 빌라가 아파트를 1.5배 많은 수준으로 제친 것이다.

서울 빌라 매매 건수의 역전 현상은 지난 1월부터 지속되는 중이다. 지난 1월 빌라 거래량은 5883건으로 아파트(5771건)보다 많았다. 2월과 3월에는 4422건과 5056건을 기록해 아파트 거래량(3854건, 3730건)을 계속 앞질렀다.

지난 4월과 5월에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빌라 거래랑은 4월에 3217건, 5월에 4908건이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3217건, 3773건에 그쳤다.


부동산 업계는 이를 기이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지금껏 아파트 거래량은 빌라보다 월 기준으로 2~3배가량 많았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값의 폭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 매물을 찾는 이들이 늘었고, 이는 빌라 거래량의 역전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6개월 연속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앞질렀다. 이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단기간에 집값을 내릴 수 있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안다. 빌라와 아파트 간 거래량 역전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균 11억원을 돌파한 서울 아파트와 비교하면 ‘헐값’ 수준이지만 빌라 매매 가격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KB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연립주택 평균 매맷값은 지난해 8월 처음 3억원을 돌파했고, 올 1월에는 3억2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5월에는 3억2802만원으로 집계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