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평화의 소녀상’ 전시에 테러 협박 배달…직원 대피 소동

입력 2021-07-15 17:50
6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의 공공 전시장 '시민 갤러리 사카에'(榮)에서 열린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관람객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의 사진을 찍고 있다. 2021.7.6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하는 일본 전시장에 독가스를 가장한 테러 협박 우편물이 배달돼 직원들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15일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표현의 부자유전·간사이’가 개최되는 오사카부립(大阪府立) 노동센터 엘 오사카에 지난 14일 테러 협박 우편물이 배달됐다고 보도했다.

이 우편물에는 이번 전시에 항의하는 내용과 함께 ‘사린’이라고 쓰인 문서와 액체가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린은 독가스 일종이다.

항의문에는 전시회를 취소하지 않을 경우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 사태란) 전시 시설의 파괴, 인적 공격을 포함하는 것”이라는 위협적 내용도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엘 오사카 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직원 약 10명을 20분 동안 대피시켰고,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현지 경찰 측은 봉투에 든 액체가 위험 물질이 아닌 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이번 테러는 소녀상 등의 전시를 방해하려는 일본 극우세력이 보낸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엘 오사카 측으로 표현의 부자유전 간사이를 개최하는 경우 저지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협박문이 배달된 바 있다.

현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표현의 부자유전·간사이’ 실행위원회는 자국 극우세력의 협박에도 예정대로 전시회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