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 직을 내려놓은 지 17일 만에 ‘정당 정치인’으로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국민의힘 배지를 달고 “정권교체의 중심은 제1야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 유력주자의 국민의힘 조기 합류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두에 선 야권의 대선후보 경쟁구도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최 전 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대표를 만나 바로 입당 뜻을 밝혔다. 그의 입당은 전날 국민의힘 소통 창구인 권영세 의원과의 회동부터 이날 오전 10시 이 대표 면담, 오전 11시 입당식까지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평당원으로 입당한 최 전 원장은 “당원 동지들과 함께 힘을 합쳐서 정권교체, 나아가 보다 나은 미래,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그는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당 밖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정당에 들어가서 함께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것이 바른 생각”이라고 조기 입당 배경을 설명했다. 독자 행보 중인 ‘1위 주자’ 윤 전 총장과 차별화하겠다는 의중도 담겼다.
그는 자신의 정치 방향으로 ‘새로운 변화와 공존’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너무 분열돼 있다. 여러 정책들이 선한 뜻으로 시작됐더라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되고, 특히 어려운 국민에게 큰 피해가 간다”고 설명했다. 또 “현 정부가 수행하는 정책들이 과연 지속가능한가에 대한 다양한 우려가 있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정치적 중립을 저버렸다는 비판에 대해선 “개인적 유불리를 떠나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좀 더 빨리 만나 우리나라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과연 정치를 해야 되는 건가, 한다면 잘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고민했다”며 “국민의힘 입당도 어젯밤 밤새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에 경종을 울리고, 정권교체 과정에 역할을 하겠다고 선원한 최 당원님의 행보를 응원한다”고 반겼다. 당내 다른 대선 후보들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최 전 원장의 탑승으로 이 대표가 강조하는 ‘8월 경선 버스 출발론’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여권은 최 전 원장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사례”며 “대권 욕심에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망쳤다”고 비난했다.
지호일 손재호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