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에 ‘윤석열 브랜드’ 필요 지적…尹 “정한 길로 가겠다”

입력 2021-07-15 17:10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에서 반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선택을 하겠다. 지금도 1밀리미터도 벗어난 건 없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국민의힘 합류 관련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독자 행보를 통한 외연 확장이라는 기조를 당분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이 가리키는 길’에서 답을 얻겠다는 취지인데, 문제는 윤 전 총장이 공략 지점으로 삼은 중도·호남·청년층 모두에서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위기론을 차단하고 반등을 하기 위해서는 메시지 전략 수정과 함께 캠프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2~13일 전국 성인 20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5일 공개한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7.8%를 나타냈다. 여야 후보 중 1위를 유지했지만, 지난달 21~22일 조사한 직전 결과보다 4.5% 하락했다. 윤 전 총장이 총장직 사퇴 이후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간 것도 처음이다. 그러다보니 2위 이재명 경기지사(26.4%)와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1.4%포인트로 좁혀졌다.

윤 전 총장에 대한 국민의힘 지지층 지지율만 보면 직전 조사 때의 58.6%에서 60.2%로 상승했다. 보수층에서의 지지율도 49.3%로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중도층에서는 직전 35.3%에서 30.8%로 떨어졌고, 광주·전라 지역에서는 22.5%였던 것이 11.8%로 무려 10.7%포인트 미끄러졌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와 20대 모두에서 4.6%씩 내려간 22.5%, 18.6%를 각각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윤 전 총장의 외연 확장 구상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리얼미터 측은 “윤 전 총장이 출마선언 이후 정책 메시지보다는 회동정치가 주로 부각됐고, 배우자·장모 관련 잇따른 의혹 공세로 하락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지지율이라는 게 하락할 수도 있고 그런 것 아니겠나”고 반응했다.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 사무실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회동하고 나오는 길에서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등을 연이어 만나며 정치적 조언을 듣고 있다. 반 전 총장은 확고한 한·미 안보동맹 구축, 신속한 탄소중립 정책 추진 등을 강조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여권에서 제2의 반기문이란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 “비판은 자유니까 얼마든지 존중하겠다”고 응수했다. 국민의힘 입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치적인 유불리를 떠나 손해가 있더라도 한번 정한 방향으로 걸어가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행보를 두고는 “정치하는 분들의 각자 상황에 대한 판단과 선택을 존중한다”고 언급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제 ‘윤석열 브랜드’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윤 전 총장이 과연 어느 세력을 대변할 것인지, 구체적인 정책은 무엇인지, 정치 행로는 어디로 잡았는지 등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며 “이도 저도 아난 지금의 행보를 당장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윤석열이란 원석은 좋다”며 “‘반문(반문재인)’을 뛰어넘어 미래에 대한 새롭고 고유한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지호일 강보현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