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34)가 어릴 적부터 뛰어온 스페인 라리가 명문 바르셀로나에 남을 전망이다. 자칫 심란할 수 있었던 여름 이적시장을 일찍 빠져 나와 내년 열릴 카타르월드컵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스페인 일간 ABC 등은 바르셀로나 구단이 메시와의 5년 재계약을 수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14일(현지시간) 관계자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메시는 사실상 선수 생명이 다하는 만 39세 나이까지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셈이다. 아직 바르셀로나와 메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매체는 메시가 재계약을 하며 기존 임금을 절반 이상 삭감한 대신 거액의 재계약 보너스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2023-24시즌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뛸 수 있다는 내용도 계약에 포함된다.
메시는 프로 선수로서 줄곧 바르셀로나에서만 뛰며 프로팀 선수로서는 가능한 모든 업적을 이뤘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 4회, 라리가 10회, 코파 델레이 7회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3회까지 우승컵이 수두룩하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도 6회 받으면서 역대 최다 수상자에 올랐다.
평생의 숙원이던 국가대항전 우승도 지난 10일 남미 최강자를 가리는 코파 아메리카 우승컵을 고국 아르헨티나에 안기며 이뤄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메시에게 선수로서 남은 영예는 사실상 월드컵이 유일하다.
메시는 지난해 이적설에 오르내렸다. 구단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며 이적 요청서를 구단에 제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은사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 프랑스 리그앙의 부자구단 파리 생제르맹(PSG)이 유력 행선지였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적지 않은 나이인 메시가 다른 팀으로 이적했을 때 (명성 탓에) 짊어질 부담을 생각하면 사실 바르셀로나에 남는 게 가장 나은 선택지”라고 봤다. 이어 “소속팀에서 무리 없이 지내야 월드컵을 치르기에도 낫다. 월드컵 준비도 이번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드컵마저 제패한다면 메시의 위상은 역대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다. 한 위원은 “코파 아메리카를 우승하면서 이제 메시는 사상 최고 축구선수로 꼽혀온 펠레와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올랐다”면서 “메시가 서른여섯 늦은 나이로 월드컵을 우승한다면 펠레마저도 움찔할 정도가 된다고 본다. 다만 객관적인 아르헨티나의 전력상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