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커 터졌지만…밀워키 반전 이끈 ‘조용한 강자’ 미들턴

입력 2021-07-15 13:41
피닉스 선즈의 데빈 부커(오른쪽)가 14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 파이널 4차전 중 밀워키 벅스 크리스 미들턴의 수비를 뚫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떠오르는 태양’ 케빈 부커가 폭발했지만, 결국 승리를 얻어낸 건 슈터 크리스 미들턴이었다. 미들턴이 소속팀 밀워키 벅스를 견인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밀워키는 14일(현지시간) 홈구장 파이서브 포럼에서 열린 미국 남자 프로농구 NBA 파이널 4차전 경기에서 피닉스 선즈를 109대 103으로 꺾었다. 피닉스의 에이스 부커가 42점을 쏟아부으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지만, 밀워키에서 40점을 넣은 미들턴과 26점을 넣은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는 철저하게 2점 대결로 흘러갔다. 3차전에서 10점에 그치며 부진했던 부커는 경기 초반부터 작정한듯 점프슛과 골밑 돌파를 성공시켰다. 밀워키의 골밑 빈틈을 공략하며 경기장 곳곳에서 종횡무진했다. 역시 3차전에서 파울트러블로 어이없이 무너진 센터 디안드레 에이튼도 잘 버텨줬다.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 건 베테랑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이었다. 폴은 7어시스트를 끌어내며 나름 동료를 잘 활용했지만 득점 면에서 10점에 그쳤다. 다혈질인 부커가 후반 승부처에서 파울트러블로 코트에서 끌어내려지면서 불안요소는 더 부각됐다. 폴이 주 득점원 역할을 해줘야 했지만 모자랐다.

다른 선수들 역시 득점 면에서 부커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다. 이날 부커 외에 10득점 이상을 한 선수는 15득점을 한 제이 크라우더와 10점을 낸 폴이 유이했다.

반면에 미들턴은 화려한 장면은 많지 않았지만 동료 아데토쿤보의 스크린 플레이 도움을 받아가며 꾸준하게 야투 득점을 쌓아나갔다. 미들턴의 이날 야투 성공률은 45.5%로 60.7%인 부커보다 한참 떨어졌지만, 던진 슛은 33개로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았다. 그만큼 동료들의 도움으로 많은 슈팅기회를 잡았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승부처마다 흔들리지 않고 어려운 득점을 성공시킨 게 밀워키 승리에 큰 힘이 됐다.

3차전 승리의 주인공이었던 아데토쿤보는 이날 자신에게 쏠린 집중 수비를 의식한 듯 도우미로서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 이날도 피닉스는 이른바 ‘야니스 벽(야니스를 벽처럼 둘러싼 집중수비)’을 세우며 그를 틀어막으려 했으나 동료를 살린 영리한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아데토쿤보가 충실하게 스크린 플레이를 해주면서 이를 타고 미들턴이 슈팅에 집중할 수 있었다. 4쿼터 들어 결정적인 스틸과 블락을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가져오는 ‘게임 체인저’의 역할도 했다. 즈루 할리데이와 브룩 로페즈도 각각 13점, 14점을 넣으며 제 역할을 했다.

양 팀이 각자 홈에서 2승씩을 챙기면서 승부는 알 수 없게 됐다. 5차전은 17일 피닉스 홈구장인 토킹스틱 리조트 아레나에서 열린다. 한국시간으로는 18일 오전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