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망한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생전에 관리자와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JTBC는 14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59)씨의 사망 당일 모습이 담긴 CCTV 영상과 함께 생전에 관리자와 나눈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CCTV 영상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6일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기숙사 건물에서 홀로 많은 양의 쓰레기를 모아 1층까지 옮겨야 했다. 영상에는 이씨가 기숙사 건물 복도에서 빗자루를 들고 상당량의 일반쓰레기, 재활용쓰레기 등을 모은 뒤 이를 힘겹게 끌고 내려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결국 이씨는 이날 컵라면 하나로 허기를 달랜 뒤 휴게실에 잠시 몸을 뉘었다가 그대로 숨을 거뒀다.
이씨 유족 등은 코로나19로 학내 식당이 문을 닫으면서 기숙사 원생들이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경우가 늘어났고, 그로 인해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서울대 쓰레기 배출업체를 통해 확인한 결과 2019년 한 해 동안 서울대 기숙사에서 600ℓ 정도의 쓰레기가 배출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쓰레기 배출량은 1000ℓ(약 1t 무게)에 육박했다. 올해엔 이미 7월 현재 기준으로 지난해 쓰레기 배출량을 넘어섰다.
이씨는 업무 강도와 관련해 관리자에게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 관리자는 이씨의 문자메시지에 “늘 억울하시겠네요^^” “○○○ ○○○ 일 안 하고 놀고 있는데 선생님만 고생하시네요^^”라고 답했다.
서울대 오세정 총장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고인은 2019년 입사 후 2년 동안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학생들을 위해 애쓰셨던 분”이라며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공정한 인권센터 조사와 유가족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총장은 “고인의 산업재해 신청과 관련해 성실하게 협조할 것”이라며 “인권센터 조사 결과에 따라 미비한 부분이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