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의 부친 손현씨는 지난 13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가 사건을 일부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14일 블로그에 ‘337’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오늘도 ‘그알’의 엉터리 재연에 대해 한마디하겠다”고 운을 뗐다.
손씨는 지난 5월 29일 ‘그알’에 방영된 정민씨 친구 A씨의 재연 장면을 올리며 “사건 당일이던 4월 25일 새벽 3시37분에 친구 A씨가 정민이를 깨우다가 자신의 집에 전화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보고 내용을 보면 (A씨가) 전화했다는 시간대에 목격자가 세 그룹이 있다. B그룹은 정민이를 보지 못했고, C그룹은 정민이는 없는 채 A씨가 혼자 전화하는 유명한 달 사진의 목격자”라며 “D그룹만 봤다고 하는데 그마저도 (A씨가 정민이와) 떨어져 통화하고 있었다고 한다. 10분 뒤에는 둘 다 못 봤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상식적으로 세 그룹 중 두 그룹은 보지 못했다고 하고, 제일 중요한 A씨가 혼자 전화하는 사진까지 있는데 이런 재연을 하면 안 된다”며 “‘변호사 입장문과 목격자 증언, 사진이 각각 다른 걸 보니 이상하다’고 해야 탐사 프로그램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알’은 마치 A씨가 정민이를 옆에서 깨우다가 전화하는 것처럼 재연했다”며 “이 시간대에 혼자 있는 것과 같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A씨는 블랙아웃이라는데, 목격자는 다 무시하고 경찰 보고에도 없는 A씨 측 변호사 입장문으로만 엉터리 재연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씨는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사건 당일 친구 A씨로 추정되는 남성이 한강공원에서 혼자 전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이 사진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찔하다”면서도 “하긴 사진이 있다 해도 경찰이 수사를 더 하진 않네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이 시간에 정민이는 사진에 없는 것을 보면 강 비탈이나 물속에 있었을 것”이라며 “그 생각을 하면 미칠 것 같다”고 했다.
손씨는 과거에도 수차례 ‘그알’ 제작진을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
손씨는 지난 9일 올린 ‘불가역적 방송’이란 제목의 글에서도 ‘그알’ 재연 장면에 의구심을 표하며 “보다 보니 불필요한 재연이 있더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친구 A씨의 재연 장면과 실제 CCTV 영상 캡처를 함께 올리며 “(그알 측이) 굳이 비틀거리는 걸 강조하면서 재연해서 넣었다”며 “원래 장면이 없다면 재연도 이해가 되지만 무엇 때문에 과장된 장면을 넣었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 손씨는 지난 3일 “경찰 발표 자료에서는 낚시꾼이라고 주장하는 목격자의 최단 거리가 86m, 먼 거리가 111m라고 나온다”며“ 하지만 ‘그알’에서는 누군지 알아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재연하면서 약 80m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걸 세 번이나 보여준다”며 “이 유명한 탐사프로그램은 86m 거리를 무시하고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재연한 장면을 세 번이나 보여주면서 뇌리에 각인을 시켰다. 공정한 것하고는 너무 거리가 멀죠”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29일 변사사건심의위원회를 열고 정민씨 사망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다만 강력 1개팀을 투입해 정민씨의 사망 전 마지막 행적과 추가 증거 여부를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또 지난달 23일 정민씨 유족이 A씨를 폭행치사와 유기치사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