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치고 도와라” 이동훈 폭로에 윤석열이 직접 한 말

입력 2021-07-15 09:14 수정 2021-07-15 10:09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서 ‘정치공작’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윤 전 총장의 대변인이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에 대해 여권 인사의 회유가 있었다며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지난 14일 ‘이동훈 전 대변인 발언 관련 입장’이라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실이라면 헌법 가치를 무너뜨리는 ‘공작정치’이자 수사권을 이용한 ‘선거 개입’ ‘사법 거래’”라고 주장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윤 전 총장도 “말을 지어내 할 사람이 아니라고 본다”며 이 전 대변인에게 신뢰를 보냈다.

윤 전 총장 캠프 대변인은 “윤석열 정치선언 당일 ‘구체적인 수사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도 심각한 문제”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여된 사람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캠프 측은 “문재인정부는 그동안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안에는 피의사실공표금지를 강력히 역설해 왔다”면서 “이동훈의 구체적인 수사내용은 왜 지난달 29일에 갑자기 공개된 것인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도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변인이 없는 말을 지어내 할 사람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나도 어제 저녁을 먹을 때 보도가 난 것을 누가 알려줘서 처음 알았고, 진상은 이제 더 규명돼야 할 것”이라며 “저에 대한 공격이 다양한 방향에서 들어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수사를 악용해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에 나도 놀랐다”고 했다. 이어 “(이 전 논설위원이) 자기의 명예를 걸고 있는 거고, 그 혐의 내용이 정치선언을 하던 6월 29일에 공개됐다. 많은 부분에 의혹이 있지 않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전 대변인은 지난 13일 8시간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여권 인사가 ‘Y(윤석열)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수사는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라고 회유·압박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거절하자 윤석열이 정치선언을 하는 날 바로 자신의 혐의가 언론에 도배됐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일축하며 냉소적 태도를 보였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윤석열 및 특수부 검사들에게 본인의 수사를 잘 봐 달라고 구애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동훈을 상대로 무슨 공작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동훈이 그 정도 급이 되는지 알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꼬았다.

같은 당 백혜련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이거야말로 정치공작”이라며 “언제, 어떻게, 어떤 제안을 받았는지 정확하게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마치 정치 박해를 받는 것처럼 주장함으로써 정쟁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라며 “안쓰럽기도 하고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변인은 수산업자를 사칭한 김모(43·구속)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사기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인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전 대변인에게 골프채 등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이 잠행할 때 대변인 역할을 했던 이 전 대변인은 정치 참여선언 직전에 돌연 대변인직을 사퇴해 여러 관측을 낳았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