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넘은 남성 ‘고무줄 체중’…암 위험 높다

입력 2021-07-14 18:39
국민일보DB

40세 이상 남성의 체중 변화가 심할수록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장년 남성의 경우 몸무게가 고무줄처럼 쉽게 늘었다 줄었다 하면 암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과도하게 열량 섭취를 줄이는 등 급격한 체중변화를 유발하는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02~2011년 5회 이상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약 170만명을 추적·관찰했다. 그 기간에 총 1만1500명에서 암이 발생했다. 정확한 통계를 위해 이전에 암 발생 이력이 있거나 기간 중 사망한 표본은 제외했다.

연구팀은 체중 변화량에 따라 표본을 5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평균 체중 변화량이 큰 그룹일수록 암 발생 위험이 꾸준히 상승했다. 가령 평균 체중 변화량이 가장 큰 5그룹(2.5㎏ 초과)은 가장 작은 1그룹(1.22㎏ 미만)에 비해 전체 암 발생 위험이 약 22% 증가했다.
세부 암 종별로 분류했을 때 5그룹은 1그룹에 비해 폐암, 간암, 전립선암 위험이 각각 22%, 46%, 36% 높았다. 절대적 표본은 적지만 신장암 위험도 38% 상승했다.

특히 이런 경향은 고령, 비만, 규칙적 운동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났다. 잦은 체중 변화 그 자체만으로도 암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 원인으로 염증을 지목했다. 체중변화 시 근육량 감소 혹은 지방 증가가 염증을 일으키거나 방어 능력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 이번 연구는 남성의 체중 변화와 암 발생위험 간의 관계를 밝혔다. 여성의 반복적인 체중 변화가 신장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졌으나 남성의 경우 비교적 연구가 적었다.

박민선 교수는 14일 “중장년층 남성이 체중 변화량이 큰 경우,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과도하게 열량 섭취를 줄이는 등 급격한 체중 변화를 유발하는 행동을 조심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