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4단계 속 ‘1500차 수요시위’…1인시위·온라인으로

입력 2021-07-14 18:24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500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1인 시위로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수요시위 1500차를 맞아 일본 정부의 ‘위안부’ 범죄 사과를 촉구했다. 수요시위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일마다 열리는 시위다.

정의연은 14일 오전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500차 수요시위를 실시했다.

이날 열린 수요시위는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1인 시위 형태로 진행됐다. 이 모습은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됐으며 300~400명의 시청자가 이를 지켜봤다.

사회자는 강혜정 정의연 이사가 맡았다.

강 이사는 “1500차라는 숫자를 축하해야 할지, 이렇게까지 문제 해결이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을 안타까워야 할지 만감이 교차한다”며 “어찌 됐든 지금까지의 발걸음을 되짚고 앞으로 더 단단한 마음으로 함께 나가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는 시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해 생존자 할머니 2명은 미리 찍어둔 영상을 통해 시위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일본이 나이 어린, 철모르는 걸 데려다가 못쓰게 만들어 놓고서는 고생시킨 적 없다고 거짓말한다”며 “그들이 사죄를 안 해서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수요시위를 한 지 햇수로는 30년인데 일본은 아직까지 망언만 하고 있다”며 “세월이 얼마나 기다려줄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요시위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정말로 감사드린다”며 “여러분들이 있기에 이날이 있다.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유튜브 채널 '정의기억연대' 캡처

이후 수요시위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도 제공됐다. 영상에서는 2019년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모습도 나왔다. 실시간으로 중계로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눈물 나네요. 영상 공유했습니다” “​복동 할머니, 정말 그리운 날입니다” “김복동 할머니 보고 싶습니다” 등 채팅으로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번 시위는 1500차를 기념해 개인과 단체를 포함한 14개국 1565명이 주관인으로 참석했다. 정의연은 수요시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겠다는 뜻으로 ‘나와 수요시위’ 에세이 공모전도 진행했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 8일부터 시작됐으며 29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피해 생존자 할머니를 비롯한 시위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 규명과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다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