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야산서 숨진 고교생…생전 학교폭력 시달린 정황

입력 2021-07-14 11:02 수정 2021-07-14 13:18
국민일보DB

광주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등학생이 생전 학교폭력에 시달린 정황들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공동상해·공동폭행 등의 혐의를 받는 A군(17) 등 11명을 특정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A군 등은 지난해부터 지난달 28일까지 광주 광산구 모 고등학교 안팎에서 장난을 가장해 동급생 B군(17)을 고의로 기절시키고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 중 일부는 B군을 괴롭히는 장면을 무단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B군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19분쯤 광산구 어등산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B군은 신체에 별다른 외상이 없는 등 범죄 연루 가능성이 낮아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B군의 유족이 B군 휴대전화에서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듯한 동영상을 확인하면서 단순 극단적 선택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영상에는 3, 4명의 학생들이 B군을 고의로 기절시키는 듯한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족이 제출한 동영상 등을 바탕으로 지난 2주간 학폭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교내 전수조사 등을 통해 B군에 대한 괴롭힘에 연루된 학생 11명을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학폭에 연루된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입건자 규모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는 대로 법리 검토를 거쳐 엄정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