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아르헨티나에 고전했지만…포기 않고 무승부 거둔 김학범호

입력 2021-07-13 21:32
첫 골을 넣고 기뻐하는 이동경(가운데)의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학범호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을 대비한 첫 번째 최종 모의고사에서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의 강한 압박과 번뜩이는 개인기에 고전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한국은 13일 경기도 용인의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아르헨티나와 2대 2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도쿄올림픽을 대비한 마지막 모의고사 성격이었다. 용인은 체감온도 30도를 웃돌았고, 습도는 78%에 달해 무더운 도쿄 현지 날씨와 비슷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장 잔디도 짧게 깎아 올림픽 경기장과 비슷한 환경을 구현했다

평가전 상대도 최종 점검에 걸맞았다. 아르헨티나는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2연패를 이룬 강호다. 도쿄올림픽 남미 예선에서도 1위로 본선 티켓을 따냈다. 예선에서 4골을 넣은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브라이튼)를 비롯해 파쿤도 메디나(랑스), 아돌포 가이치(CSKA모스크바) 등 유럽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도 다수 포진해 있었다.

이에 맞서는 한국은 황의조(보르도) 김민재(베이징 궈안) 권창훈(수원) 등 경험 많은 와일드카드 선수들을 모두 선발에서 배제했다. 대신 송민규를 비롯해 엄원상 이동준 등 젊고 발 빠른 선수들이 공격진을 구성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고전했다. 아르헨티나는 공수 간격을 좁혀 중원 싸움에서 숫자의 우위를 가져갔다. 아르헨티나의 적극적인 압박에 한국은 빌드업 과정에서부터 잦은 패스미스를 범했다. 선제골도 전반 11분 만에 허용했다. 원두재가 볼을 끌다 아르헨티나 공격수 아돌포 가이치에 볼을 뺏겼고, 이후 맥 알리스터가 페널티박스 우측 바깥 먼 거리에서 볼을 잡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려 골망을 세차게 갈랐다.

한국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개인기를 제어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좌측 윙어 카를로스 발렌주엘라(바라카스 센트랄)는 현란한 발기술과 드리블로 한국 진영을 자주 휘저었다. 전반 22분엔 김동현이 상대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하고 반칙을 범해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전반 막판 한국은 동점골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35분 이동경이 페널티박스 중앙 바로 앞에서 날린 왼발 무회전 슈팅이 아르헨티나 우측 골문을 꿰뚫어내면서다. 아르헨티나 빌드업을 방해해 볼을 탈취한 김동현의 투지가 동점골까지 이끌어냈다.

엄원상 동점골에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대한축구협회 제공

동점 상황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롱 볼을 이어 받은 발렌주엘라는 전반 9분 페널티박스 우측 안쪽에서 수비를 한 차례 제친 뒤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한국은 후반 13분 권창훈과 이강인(발렌시아), 황의조까지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소득이 나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의 크로스를 골키퍼가 쳐내자, 엄원상이 페널티박스 바깥 우측 먼 거리에서 볼을 잡아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려 기어코 동점골을 뽑아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고전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무승부란 결실을 맛본 한국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두 번째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용인=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