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내고 축구 보러갔다 잘린 英여성…중계화면에 ‘딱’ 걸려

입력 2021-07-14 00:27 수정 2021-07-14 00:27
유로2020 준결승전을 보러 갔다가 중계화면에 잡힌 니나 파루치

한 영국 여성이 회사에 거짓으로 병가를 내고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경기를 보러 갔다가 중계 화면에 잡히는 바람에 들통나 해고됐다.

지난 8일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열렬한 축구 팬인 니나 파루치는 친구의 도움으로 영국과 덴마크의 유로 2020 준결승전 티켓을 구해 경기를 보러 갔다.

니나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친구는 내가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것을 알고 있었다”며 “나는 경기에 같이 가자는 친구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축구는 내 삶”이라고 말했다.

이에 니나는 근무 중인 회사에 거짓으로 병가를 내고 경기를 보러 가기로 결심했다. 평소 일손이 부족했던 탓에 휴가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니나와 친구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골대 바로 뒤에 위치한 ‘명당’ 자리를 잡아 경기를 관람했다. 이날 경기는 연장까지 이어졌고, 해리 케인의 역전 페널티킥 골으로 잉글랜드가 2대 1로 역전승했다.

이날 경기 도중 잉글랜드가 동점 골을 넣는 순간 열광하는 니나의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며 전 세계로 송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니나는 “전 세계 모든 TV 화면에 내 얼굴이 나왔다”며 “호주, 미국의 친구들도 나를 봤다며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결국 회사는 니나가 거짓말을 하고 계약 사항을 불이행했다고 판단해 그를 해고했다. 니나는 “회사 측은 내가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것을 봤다고 했다”며 “솔직한 심정을 말했지만, 전혀 공감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니나는 “조금 후회하고 있지만, 경기를 놓치고 싶진 않았다”며 “과거로 돌아가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