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막을 열흘 앞두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달아 발표됐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는 총선 전 쇄신성 개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 공영 NHK와 요미우리신문이 13일 각각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가 총리의 지지율은 모두 30%대에 불과했다. NHK가 9~11일 성인 1224명을 대상으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을 물은 결과 ‘지지한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지난달 보다 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반면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46%까지 상승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성인 106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는데, 스가 내각 지지율은 37%였다. 반대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3%로 절반을 넘겼다. 신문은 “지난 1월 지지율 37%를 기록한 이후 다시 같은 수치에 도달했다”면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지지한다는 여론을 압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이유로는 올림픽 직전까지 코로나19 팬데믹을 막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올림픽 경기 무관중 조치에 동의한다는 의견은 40%였고, 지금이라도 대회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41%나 됐다. NHK는 “도쿄올림픽 개최 의의와 감염 대책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65%로 납득한다는 응답의 2배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줄지 않고 있다. 이날 일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06명으로, 도쿄도에서만 50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도쿄에는 4번째 긴급사태가 선포됐다. 도쿄 인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연일 도지사들이 ‘가급적 도쿄도 방문을 삼가달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 발표를 두고 집권여당 내에서도 내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정조회장은 “내각이 코로나19 대책과 올림픽 개최 등 중요한 사안을 국민 눈높이에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회 폐막과 가을에 열릴 중의원선거(총선) 사이에 ‘쇄신성 개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부 중견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대로는 중의원 선거에서 참패할 수밖에 없다. 해산 전 내각을 개각해 쇄신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