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이 뭐길래”…‘이 시국’ 콘서트 사진 속 바글바글

입력 2021-07-13 15:03 수정 2021-07-14 13:38
공연장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 청주시 제공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충북 청주 지역에서 강행된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주말 청주에서 열린 미스터트롯 콘서트 현장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 속 콘서트 현장은 빈 좌석을 찾기 어려울 만큼 관중들로 빽빽하게 차 있다. 응원 도구를 들고 무대를 향해 환호하는 관중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해당 공연은 ‘내일은 미스터트롯 TOP6 전국투어 콘서트 청주 공연’으로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총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공연장이 한 회당 2500명의 인원을 수용하고 있어 1만명 가까운 인원이 이번 콘서트를 관람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수도권과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적용받고 있는 청주시는 공연도 가능하고, 공연 내 좌석 띄우기 등 제한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당시 공연이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입장 전 발열체크를 받는 관객들. 청주시 제공

도와 시는 콘서트장 출입구 양쪽에 자가 진단 키트를 갖추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관객 위주로 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자체 방역 계획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연일 넘어서고 비수도권 확진자수도 늘어나는 가운데 콘서트를 강행한 것은 무분별한 결정이었다는 비판이 높다.

실제 충북도와 청주시 관련 부서에는 콘서트가 열리는 기간 동안 타 지역의 관람객이 대거 유입될 수 있다며 콘서트의 연기와 취소를 요구하는 민원이 빗발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콘서트 당일 행사장 주변에는 공연 출연 가수 팬클럽 회원들이 동원한 단체 버스도 몇 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청주 시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금 수도권 난리라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너무 화가 난다”며 “이 시국에 조용한 동네에 왜 파문을 일으키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시민 역시 청주시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코로나 재확산으로 대한민국 위기 상황에 청주시만 전국 공연을 진행하는 게 잘한 일인가”라며 “이번 공연으로 청주시민을 위기에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비판 속에서도 콘서트가 강행된 점에 대해 누리꾼들은 “수도권은 4단계로 자영업자들부터 시민들까지 죽어나는데 기가 찬다” “만명 가까이 인파가 몰렸다니 우리나라 이야기 맞나 의심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처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내일은 미스터트롯 TOP6 전국투어 콘서트’ 측은 13일 티켓 예매 사이트를 통해 당초 이날 오후 1시 예정됐던 전주 공연 티켓 오픈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콘서트 측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경기 수원에서 예정됐던 공연이 불가능해지자 공연장을 전주로 옮겨 콘서트를 재개하려 했다.

이에 일종의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고, 지난 주말 청주 공연을 둘러싼 논란도 증폭되자 전주 공연 티켓 오픈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