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시범 운영중인 ‘남녀 통합숙직’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성별에 따른 당직 편성을 탈피한다는 건데, 남녀가 밤 늦게까지 함께 일하는 게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참여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13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부터 목요일 남녀 공무원이 함께 철야 근무하는‘ 통합숙직’을 시범 운영 중이다. 시는 양성평등 공직사회 조성과 남성의 숙직 부담 해소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제도는 당직사령(팀장급) 1명을 포함한 남녀 3명이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근무하는 것이다. 그동안 숙직은 남성이 전담했다. 이 때문에 대체 휴무에 따른 업무 공백 등 후유증이 제기됐고, 여성 공무원도 숙직에 투입하기로 했다.
그런데 통합숙직에 참여하려는 직원이 저조해 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는 지난달 통합숙직 희망자 12명을 모집했으나 남녀 각각 4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당직사령을 하겠다는 팀장급은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전부다.
이달 역시 15명 모집에 8명(남 4, 여 4)이 지원했고, 당직사령 희망자는 없다.
시 관계자는 “같은 공간에서 철야 근무하는 게 아직 불편하고 어색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통합숙직의 개선책을 찾아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직원 참여가 저조하자 기존의 숙직(남성)과 일직(여성) 근무 순서에 따라 통합숙직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시가 여성 공무원 숙직 참여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69%(남 74%, 여 61%)가 찬성한 바 있다.
시는 다음 달까지 시범 시행을 거친 뒤 전면 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