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의 구금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대규모 폭동으로 번지고 있다. 며칠째 이어진 폭동으로 상점 약탈과 방화가 일어나면서 현지 LG전자 공장이 불타는 등 우리 기업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은 남아공에서 발생한 시위가 나흘 전부터 콰줄루나탈주를 중심으로 벌어지다가 지난 주말 수도권이자 경제 중심도시인 요하네스버그로 확산됐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콰줄루나탈주는 주마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이로 인해 요하네스버그가 있는 하우텡주에서 4명, 콰줄루나탈주에서 2명 등 6명이 사망하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동남부 항구도시 더반에 있는 LG전자 공장이 불에 타 전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 공장의 TV사업장은 1개 생산라인을 운영하며 TV와 모니터를 생산해 남아공 현지에 판매해 왔다.
해당 사업장은 12일 새벽 무장 폭도들의 습격을 받았다. 이들은 전자제품을 약탈해간 데 이어 오후에는 다시 공장에 방화했다. 아예 차를 몰고 와 박스째 물건을 싣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공장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약 100명에 달하지만 방화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13일 “인명피해는 없으며 물적피해는 현재로선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고 밝혔다. 주남아공 대사관도 현재까지 우리 교민의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8년 퇴임한 주마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부패·사기 등의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사법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헌법재판소 측 명령을 거부해 왔다. 그러나 주마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체포가 임박하자 경찰에 자진 출석한 후 교도소에 구금됐다.
이에 주마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켰고, 현재 수도권까지 번진 폭동으로 남아공 정부는 치안 유지를 위해 군부대를 투입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30% 넘는 실업률 등 생활고에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된 데다 정국 불안까지 더해진 상황으로 사태 수습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유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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