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밀리면 언제…” 예약 못한 ‘모더나 광클’ 50대 허탈

입력 2021-07-13 04:40 수정 2021-07-13 11:00
뉴시스

정부가 확보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서 55~59세 대상 접종 사전예약이 첫날부터 일시 중단됐다. 신청자가 대거 몰리면서 예약시스템은 개통 초반 먹통이 됐고, 준비 물량은 예약이 모두 끝났다.

백신 접종을 위해 수시간 ‘광클’(광속 클릭)을 반복한 이들은 허탈감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애초 확보한 백신 물량만큼의 ‘선착순 마감’이라는 걸 공지하지 않아 불만은 더 가중됐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12일 온라인 특별방역점검회의 브리핑에서 “오늘 0시부터 55~59세 사전예약을 실시했고 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185만명이 예약했다”며 “이에 따라 8월 7일까지 사전예약 물량에 대한 예약을 일시 마감한 상태”라고 밝혔다. 55~59세 접종대상자 352만4000명 중 절반이 넘는 52.5%가 첫날 예약을 하면서 예약 시작 15시간30분 만에 마감됐다.

정 단장은 “현재 주간 단위로 백신 공급일정이 계속 결정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급이 확정된 물량 범위 내에서 금주 중 예약 일정을 다시 안내하고 예약을 못한 대상자들이 다음 주에 추가 예약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앞서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하고 “이달 26∼31일 접종분 예약은 일시 중단했다. 8월 2~7일에 시행되는 접종 예약도 확보된 백신이 소진되면 마감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는데, 이후에 다음 달 7일까지의 접종분 예약 일정도 모두 중단된 것이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위기대응분석관은 “오늘 185만명분 예약 1차 마감을 했고 예약을 못한 대상자는 다시 예약을 받을 예정이다. 7월 도입 예정물량의 일부로 이번 접종예약이 진행됐다. 50대가 접종할 충분한 물량이 7~8월에 걸쳐 도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분석관은 “모더나 백신은 7월에 본격 도입되고 순차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구체적 일정과 물량은 비밀유지협약으로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모더나와 계약한 물량은 총 4000만회분(2000만명분)이다. 이 가운데 55~59세 접종에 쓸 백신은 지난 8일 35만4000회분, 11일 39만6000회분 등 총 75만회분을 도입한 상태다. 추진단은 55~59세 추가 예약을 19일부터 진행하되 구체적인 예약기간과 일자를 이번 주에 다시 공지할 예정이다.

50~54세 대상 예약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된다. 앞서 7월 접종계획에 따르면 50~54세는 오는 19~24일에 사전예약을 하고 다음 달 9~21일에 접종을 받게 돼 있다. 만 55~59세 접종자는 352만4000명이고, 50~54세는 이보다 많은 390만명이다.

또한 55~59세 예약을 받은 12일 0시부터 약 4시간 정도 예약 시스템 마비 현상이 벌어지면서 예약 희망자들은 불편을 겪었다. ‘조기 마감’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이 선착순으로 예약을 마감할 계획이었으면서 예약 접수 일정을 오는 17일까지로 안내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예약에서 밀린 50대들은 “백신이 인원만큼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예약을 받은 것이냐” “이번에 예약을 못하면 언제 맞을 수 있는 거냐”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 분석관은 “공급 물량을 중심으로 먼저 접종과 예약 계획을 수립했으나, 많은 수요가 몰리는 걸 충분히 판단을 못했던 점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모더나 백신을 예약한 55~59세 가운데 다수는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4주가 아닌 5~6주로 잡혀있는 걸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추진단은 “위탁의료기관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예약 일정이 다 차 있는 경우 예약 가능한 모더나 2차 시기를 임의로 정하고 있다. 향후 질병관리청에서 모더나 예약 완료 후 일괄적으로 예약 일정을 원래 간격으로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추진단은 2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대상인 60~74세 가운데 백신 미접종자에게 우선 접종 기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염 고위험군임을 고려한 조치다. 60~74세 미접종자는 158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