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인권 탄압 없다” 해외 유튜버들, 中관영매체가 사주?

입력 2021-07-13 00:10 수정 2021-07-13 10:41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 등장한 '친중' 유튜버 영상. 중국 외교부 제공

서방 매체들이 중국 신장(新疆) 지역의 인권 탄압 문제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해외 유튜버와 블로거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중국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며 민족주의 성향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는 중국 CGTN 등 관영매체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 지원 기관으로 지정해 규제하고 있지만 개인 유튜버가 운영하는 ‘친중’ 채널은 사실상 제재가 불가능하다.

올리 배럿의 인스타에 올라온 중국 방송 출연 장면. 인스타 캡처

BBC는 해당 유튜버들이 신장 지역에 관한 서방 매체의 비판 보도를 반박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CGTN에 직접 출연해 중국을 옹호하는 등 친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가 공개한 유튜버 명단에는 중국 주재 영국인 배리 존스와 제이슨 라이트풋, 부자지간인 리 배럿과 올리 배럿 등이 포함됐다.

영국의 한 신문사에서 6년간 일해 왔다고 소개한 배리 존스는 ‘서방 언론은 어떻게 신장에 대한 사실을 왜곡하는가’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특히 유튜버들은 본래 중국 내 일상생활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홍콩과 신장 문제를 중심으로 중국을 비호하고 있다.

또 BBC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블로거나 동영상 플랫폼 등을 철저하게 규제하는 중국에서 ‘외국인’ 유튜버라는 점을 활용해 이점을 누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튜버와 중국 관영 매체 간 ‘밀월 관계’를 의심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튜버들은 이 같은 주장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배리 존스는 BBC에 “대가를 받거나 강요당하지 않았다”면서 “중국 정부도 내가 하는 일에 돈을 주지 않는다. 만약 그들이 돈을 준다면 받겠다”고 했다.

유튜버 올리 배럿도 “중국 정부를 대신해 허위 정보를 올리거나 (친중)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제이슨 라이트풋은 영상을 통해 “아무에게도 자금을 지원받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배리 존스의 콘텐츠가 CGTN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되거나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 활용되는 일이 생기면서 의심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CGTN은 이러한 의혹에 공식 답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CGTN 소식통은 BBC에 “현재 사내에서 인터넷 유명 인사와 인플루언서들을 외신 보도에 대한 ‘반격’에 활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이런 외국인에게 연락해 그들의 영상을 사용하거나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협력을 하는 새로운 인터넷 부서가 있다”며 “최근 일부 부서에서는 신장과 관련해 우리를 대표할 외국인을 찾도록 지시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유튜브 측은 BBC가 제시한 영상들이 유튜브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BBC는 이들이 특정 국가와 연계돼 있다고 영상에 명시하지 않으면 사용자들이 이들과 국가기관 간 관계를 인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