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민이’가 재미있는 어린이?…EBS 아동비하 표현 해명

입력 2021-07-12 16:27
EBS 트위터 캡처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잼민좌’라는 표현을 썼다가 아동혐오적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아 사과했다.

EBS는 지난 9일 트위터 계정에 EBS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포텐독’에 등장한 삽입곡 ‘똥밟았네’ 영상을 홍보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잼민좌’ ‘#할매좌’ ‘#고딩좌’ ‘#또각좌’ 등의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똥밟았네’ 영상은 ‘포텐독’ 등장인물들이 나와 각자 똥을 밟은 상황을 노래하며 칼군무를 선보이는 영상이다. 높은 중독성에 ‘수능 금지곡(수능 전에 들으면 안 되는 곡)’으로 불리며 SNS 상에서 화제가 됐다.

문제는 EBS가 이를 홍보하는 트윗에 붙인 해시태그였다. 각 해시태그는 ‘똥밟았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인 어린이, 할머니, 구두신은 여성 등에다 누군가를 치켜세울 때 사용하는 ‘본좌’라는 단어를 붙여 만든 표현이었는데 이 중 어린이에 붙인 ‘잼민좌’가 논란이 됐다.

잼민이는 ‘급식충’ 등과 함께 온라인상에서 ‘무개념 행동을 하는 아동‧청소년’을 비하하거나 업신여기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단어기 때문이다.

해당 트윗에는 “교육방송이 초등학생을 비하하는 단어를 쓰는 거냐”는 취지의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잼민이 비하 표현인 줄 모르고 쓰는 사람들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EBS에서까지 그러는 건 아니다” “EBS, 교육방송 아니었냐”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트윗은 삭제됐다.
EBS 트위터 캡처

이후 12일 EBS 측은 트위터 담당자 명의의 트윗을 올려 “지난주 금요일(9일) <포텐독 똥밟았네> 영상 홍보 게시물을 올리는 과정에서 ‘잼민좌’라는 단어를 사용해 많은 분들께 불편을 끼쳐 드렸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담당자는 사과문에서 “최근 SNS상 잼민이라는 표현을 자주 보게 됐고 재미있는 어린아이를 부르는 유행어라고 짐작했다”며 “정확히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거기에 비하 의미가 담겼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어 “교육방송의 공식 SNS인만큼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면밀하게 확인하지 않은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앞으로는 콘텐츠 업로드 시 여러 번 확인해 교육방송의 본분을 잊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하 EBS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EBS 트위터 담당자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포텐독 똥밟았네> 영상 홍보 게시물을 올리는 과정에서 ‘잼민좌’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많은 분들께 불편을 끼쳐 드렸습니다.

최근 SNS상 잼민이라는 단어를 자주 보게 되었고, 재미있는 어린아이를 부르는 유행어라고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거기에 비하의 의미가 담겨있었는지는 몰랐습니다.

교육방송의 공식 SNS인 만큼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면밀하게 확인하지 않은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콘텐츠 업로드에 있어서 여러 번 확인하여 교육방송의 본분을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