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연 “내년까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TSMC 의존도↑”

입력 2021-07-12 15:15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선진국마다 반도체 내재화 움직임이 빨라지는 만큼 국내에서도 파운드리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2일 산업동향 보고서를 내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올해 2분기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년까지는 공급난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원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파운드리 확대를 통해 향후 수급난에 대처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원정책과 완성차 업계에서 반도체 내재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특히 연구원은 정부와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통해 수급난 품목 정보만 공유하는 데 그치는 초기 협업 단계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인텔이 파운드리 산업에 진출해 포드·GM에 반도체를 공급할 예정이다. 일본은 도요타·덴소가 차량용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에 지분을 투자하고 정부 주도로 공동 투자를 통한 TSMC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에 연구원은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의 직접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성능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국내 유일하게 파운드리 공정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연구원 측은 “팹리스(설계) 기업이 반도체를 개발하더라도 국내 기업 생산 거부로 해외 위탁 생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늘게 되면 TSMC 생산 의존도가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