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코로나 재확산에 “대단히 송구…짧고 굵게 끝낼 것”

입력 2021-07-12 15:04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코로나19 4차 대유행 사태와 관련해 “또다시 국민들께 조금 더 참고 견뎌내자고 당부드리게 되어 대단히 송구한 마음 금할 수 없다. ‘짧고 굵게’ 끝내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코로나19 대응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가 국내에 유입된 이래 최대 고비를 맞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짧고 굵게’라는 단어를 4번이나 언급하며 4차 대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조기에 종식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와 관련해 “봉쇄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강도의 조치로서, 방역에 대한 긴장을 최고로 높여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상의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지만 방역 상황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더 큰 피해와 손실을 막기 위한 비상 처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여기서 막아내지 못한다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번 4차 대유행 사태를 두고 “특정 시설이나 집단 중심으로 발생했던 과거와 달라 대응하기가 훨씬 까다롭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다.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격리치료로 이어지는 삼박자를 빈틈없이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강조하며 “정부는 지자체와의 협업을 더욱 강화하면서 방역활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2차 백신 보릿고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속도감 있는 백신 접종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은 코로나 확산 저지의 중요한 방패막이면서 동시에 코로나를 덜 위험한 질병으로 만들어 준다”며 “정부는 도입되는 백신 물량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접종 시기를 보다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스라엘과 백신 스와프를 통해 들여온 백신을 12일부터 서울·경기 지역 버스·택시·택배 기사, 교육·보육 종사자들에게 우선 접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협조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K-방역의 핵심은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잠시 멈춘다’는 마음으로 이동과 모임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며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휴가 기간도 최대한 분산하여 사용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가 다시 막막해진 중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을 생각하면 무척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프다”며 “영업 제한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서는 손실보상법과 추경 예산을 활용하여 최대한 보상함으로써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두다 방역을 놓쳤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 확산을 통해 방역과 경제를 조화시키면서 함께 성공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정부와 지자체와 국민이 힘을 모은다면 우리는 해낼 수 있다.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짧고 굵게 끝내고, 백신 접종 확대로 연결시키면서 기필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날 회의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박남춘 인천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수도권 지자체장들과 방역점검회의에서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 코로나 3차 유행 이후 처음이다. 김부겸 국무총리, 전해철 행정안전부·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등도 회의에 함께했다.

특히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전파와 관련해 야권 일각에서 방역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도 회의에 배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방역 실패를 이유로 기 기획관과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의 경질을 요구하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