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했던 합동분향소가 12일 영정과 위패 전달식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유가족과 참배객들은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참배객 맞이는 전날 유가족과의 협의로 마무리됐다.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있는 합동분향소에는 약 한 달간 시민, 각계 인사, 정치인 등 참배객 5773명이 찾아왔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영정과 위패 전달에 앞서 유가족이 추모 의식을 치렀다. 고등학생 아들(18)을 잃은 아버지는 아들이 즐겨 마시던 커피 음료를 가져와 영정 앞에 바쳤다. 아버지는 다른 유가족들에 기대어 먼저 자리를 떠났다.
이어 이용섭 광주시장, 임택 동구청장, 시·구 공직자들이 헌화와 분향을 했다.
참배가 마무리된 뒤 장례지도사가 연노란색 보자기에 싸인 영정과 위패를 내려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합동분향소를 찾지 못한 유가족들의 경우 전담 관리를 맡은 공무원이 영정과 위패를 받았다. 영정과 위패가 떠나간 자리에는 아홉 개의 빈자리가 생겼다.
임택 동구청장은 서면 입장문을 통해 “희생자 아홉 분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 책임자로서 지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더는 비극이 없어야 한다는 각오를 영령 앞에서 다짐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 버스 정류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건물 앞 정류장에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 한 대가 잔해에 매몰됐으며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졌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