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尹 대안? 저 자체로 평가받겠다” 대권 선언

입력 2021-07-12 13:50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대전 유성 국립대전현충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서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대한민국을 밝히는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전 감사원장은 이날 대전현충원에서 부친 삼우제 탈상 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국민, 특히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고 소외되고 어려운 분들에게도 따뜻한 빛이 비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을 밝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 전 원장은 “대한민국을 밝혀달라”는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유언을 전하며 정치 참여 의사를 시사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나라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세우고 지켜내고 번영케 한 자랑스러운 유산”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상황을 보면 과연 우리 국민, 청년들이 나은 미래를 희망하며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현 정부를 겨냥했다.

최 전 원장은 이 자리에서 조직 구성 등 향후 본격 대권 행보를 예고했다.

그는 “정치 참여를 놓고 많은 숙고를 했고 결심한 순간 아버님 상을 당해 경황이 없어 정비된 조직을 구성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정비가 되는 대로 혼선을 빚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 중으로 정치 선언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준비된 다음에 일정을 말씀드리겠다”라고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대전 유성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전사자 묘역에서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정치 경험이 없지만 정치라는 건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알고 있다”면서 “그런 원칙 하에 입당 여부나 시기에 관해 검토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 사퇴 직후 대선 직행에 대한 우려와 여권의 비판에 대해서는 차차 설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라고 안다. 저 나름대로 드릴 말씀이 있지만 이 자리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기에는 상황도 시간도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정식으로 출발할 때 납득할 만한 내용을 설명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이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선 “이제 막 출발하는 단계에서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저를 윤 전 총장의 대안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아오면서 어떤 사람이 잘못되는 것이 저의 이익이 되는 그런 방식으로 살아오지 않았고 정치도 역시 그런 생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께서 지금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계신 분들 중 한 분인데 그분과의 협력관계는 제가 좀 더 생각해보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부친 삼우제 후 백선엽 장군 묘역, 천안함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희생자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그는 “천안함,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들의 묘역은 아버님이 아끼고 사랑했던 해군, 해병의 후배들이 묻힌 곳으로, 이렇게 찾아 참배하는 것이 바로 아버님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