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 심하면 치매 위험 2.6배 ↑

입력 2021-07-12 10:34 수정 2021-07-12 10:36
국민일보DB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대사증후군이 심할수록 모든 원인의 치매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년간 해마다 대사증후군 구성 요소 5가지 모두를 진단받을 경우 치매 위험은 2.6배 이상 증가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승환 교수,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윤정 임상강사,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공동 제1저자) 연구팀은 대사증후군 정도와 치매 발병 위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논문을 대한내분비학회 공식 학술지(Endocrinology and Metabolism)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4년 연속 건강검진을 받은 만 45세 이상 성인 149만27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년간 대사증후군 그룹은 비 대사증후군 그룹(4년간 대사증후군 진단받은 적 전혀 없는 경우) 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의 위험성이 1.35배 증가했다. 특히 혈관성 치매 위험이 1.50배 증가했다. 치매의 원인은 알츠하이머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뇌혈관질환으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가 다음 순서로 많다.

대사증후군은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혈증(HDL), 복부비만 등 5가지 위험 요소 중 3가지 이상을 갖고 있는 경우 해당된다.
구체적인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은 허리둘레 90㎝(남)·85㎝(여) 이상, 혈압 130/85㎜Hg 이상 또는 고혈압약 복용, 중성지방 150㎎/㎗ 이상 또는 지질 저하 약물 복용, 고밀도 콜레스테롤 40㎎/㎗(남)·50㎎/㎗(여) 미만, 공복혈당 100㎎/㎗ 이상 또는 당뇨약 복용이다.

연구팀은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각각의 위험요소에 해당되는 개수가 많고 장기간 노출될수록 치매 발생 위험 또한 비례해 증가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대사증후군의 5가지 위험 요소를 각각 1점으로 정하고 4년 동안 5개 요소 중 1개도 진단되지 않은 경우 0점, 4년 동안 매년 5개 요소 모두 진단되는 경우를 20점으로 정의해 치매 위험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점 그룹은 0점 그룹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의 발생 위험성이 2.62배 증가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2.33배, 혈관성 치매는 2.30배 증가했다. 또 4년간 한 번, 한 가지 요소만 진단받았던 1점 그룹에서도 0점 그룹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도가 40% 정도 유의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되는 것뿐만 아니라 진단이 유지되는 기간 및 노출 정도가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한 모든 원인의 치매의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승환 교수는 12일 “대사증후군의 구성 요소를 가진 경우, 규칙적 운동과 식생활 교정과 치료를 통해 대사증후군에 오랜 기간 동안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