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중심도시’를 표방한 광주시가 AI를 활용한 다양한 정책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전국 첫 AI 보건소·병원에 이어 하수 관리·건물 안전관리까지 AI 기반 원격 관리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하수관로에 ICT(정보통신기술)와 AI를 접목하는 스마트 하수도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오는 2035년까지 2조7683억 원을 들여 총연장 1748㎞ 구간 합류 하수관을 생활하수·빗물로 구분·배출하기 위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2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로 현황을 정밀조사해 굴착·비굴착 구간으로 나눠 교체하는 공사도 벌이고 있다.
시는 이에 따른 ‘보완 사업’으로 오는 2023년까지 379억 원을 들여 집중호우 때 영산강·광주천 수위, 지역별 강우량, 하수관로 현황 등을 실시간 분석해 침수피해를 사전 예측하는 ‘도심 침수대응 시스템’을 갖춘다.
이 같은 생활밀착형 스마트 기술 구현은 5G(5세대 이동통신), 빅데이터 등과 접목한 AI 덕분이다.
시는 AI 관리시스템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다양한 ICT 장비로 하수관로 발생 악취를 24시간 점검하고 빗물펌프장·저류시설 자동 가동을 통해 줄여주는 장치도 313억 원을 투입해 설치·가동할 계획이다.
학동 제4구역 철거건물 붕괴사고를 계기로 한 ‘AI 안전관리’ 시스템도 서둘러 구축한다. ‘5G 기반 디지털트윈 건축물 재난대응’ 관리체계를 도입해 낡은 건물의 상황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는 통합관제 방식이다.
재난예측 광섬유 감지기 , 3D스캐닝 기술, 5G 엣지 컴퓨팅 기술(전송지연 예방기술)을 토대로 한 첨단 경보시스템이다. 건축물 압력·진동 등을 사전 감지해 제2의 학동 붕괴사고를 예방하는 ‘AI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5G 엣지 컴퓨팅은 각종 데이터를 중앙저장장치까지 전송하지 않고 서비스 현장에서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식이다.
시는 여기에 광섬유 자체를 센서로 활용해 별도 센서를 부착하지 않아도 신속한 경보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와 5G 엣지 컴퓨팅이 결합한 안전관리 플랫폼에서 각종 위험요소를 즉각 비교·판별해 안전사고를 막는다는 것이다.
앞서 시는 연말까지 AI 기반 공공의료 서비스를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AI 산업융합사업단, 광주테크노파크와 함께 전국 최초로 지역 보건소 5곳을 ‘AI 보건소’로 탈바꿈시킨다. 흉부 X-레이 등을 온라인에서 AI가 판독해 다른 병원과 협진하는 체계도 새로 만든다.
이에 따라 AI 보건소를 찾는 시민들은 개인정보·데이터 제공에 동의하고 시민의료앱(가칭)을 휴대전화에 깔면 진단·처방·검진 정보와 클라우드 저장 의료영상 정보 등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광주지역 5개 보건소의 경우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다른 병원과 협진이 필요하면 영상자료를 CD에 담아 우편 발송해 진단결과를 받는 데만 며칠이 걸린다. 시는 AI보건소가 실현되면 AI기반 흉부진단 통합판독과 병의원의 협진이 월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의료법이 개정되면 기본적 의료영상 원격판독은 물론 향후 의사가 환자를 AI 시스템을 통해 살피는 ‘비대면 진료’ 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박남주 광주시 환경생태국장은 “시민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분야에서 AI·ICT 등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