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란 뭐했나” “킬 방역” 4차 대유행에 야권 ‘맹공’

입력 2021-07-12 10:31 수정 2021-07-12 14:48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야권이 한목소리로 문재인정부 비판에 나섰다. 4차 대확산 책임론의 중심에 선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에 대한 비판 수위는 점점 거세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국민 일상이 또다시 멈춰 섰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건 문재인 정권의 무능”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일상으로의 회복을 기대했던 국민,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절망감은 그 어떤 말로도 치유하기 어렵다”며 “정부와 여당은 백신 1차 접종률이 10%대에 머무르던 때 코로나 위로금과 백신 접종자 인센티브, 트래블 버블 등을 언급하며 당장 코로나가 종식될 것 같은 잘못된 신호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 국민은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고 제약하고 8000여명이 모인 민주노총 집회는 감염 확산과 무관하다고 편들어주는 등 자신들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방역을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20·30대가 백신 접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백번 천번 미안하다고 해야 마땅한데도 거꾸로 4차 대유행으로 인한 책임만 요구하고 있다. 참 나쁜 정권”이라며 “코로나 방역에 실패한 책임자인 청와대 이진석 국정상황실장과 기모란 방역기획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축구 월드컵 때마다 펠레의 예언이 반대로 적중했던 ‘펠레의 저주’를 언급하며 문재인정부 비판에 동참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4차례의 대유행 직전에는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종식 예언이나 K방역 자랑이 있었다”며 “4차 대확산을 두고 많은 분이 ‘대통령의 저주’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쓸데없이 국민 세금이나 축내는 옥상옥 불법 건물인 청와대 방역기획관 자리는 당장 철거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하는 일이 무엇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안 대표는 “대통령 말만 믿다가는 K방역이 코리아(Korea) 방역이 아니라 사람도 민생도 다 잡는 킬(Kill) 방역이 될 수 있다”며 “정치 방역이 아닌 과학 방역, 억압적 방역이 아닌 국민공감 방역, 탁상 방역이 아닌 현장 방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시스

전날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기모란 방역기획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원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문 대통령님께서 주도하신 인재(人災)”라며 “기 기획관을 임명할 때 국민의힘은 반대했고 임명 철회까지 요구했다. 기 기획관은 백신 확보가 중요하지 않다면서 오늘날 방역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자 부적격자”라고 저격했다.

원 지사는 “청와대는 기 기획관 임명을 강행하며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라는 이유를 들었다”며 “이번은 국민 건강을 인질로 한 국정 농단 인사였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맹공을 가했다.

지난 9일에는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신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기 기획관이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지금까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애당초 전문성 부족은 물론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인사가 청와대에서 방역을 총괄하고 있으니 신뢰와 일관성을 가질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100명 늘었다고 밝혔다. 6일 연속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이상을 기록하며 4차 대유행이 현실화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