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심의 코로나19 유행이 비수도권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비수도권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6개월 만에 300명을 넘어섰다.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적으로 비수도권으로 번지는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비수도권 발생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16명이었다. 비수도권 확진자가 300명을 넘은 건 3차 유행의 여파가 지속되던 지난 1월 4일(300명)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전체 확진자 중 비중은 24.7%로 사흘 연속 20%를 넘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확진자 중 비수도권의 비중이 25%에 달했다. 특히 수도권과 가까운 충청권에서 환자가 늘고 있다”며 “수도권 이외 지역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주간 전체 확진자로 보면 비수도권 비중은 22.7%로 직전 주(17.9%)보다 4.8% 포인트나 올랐다. 특히 부산 울산 경남 등 경남권은 지난달 27일~이달 3일 주간 총 확진자 수가 265명이었으나 지난 4~10일에는 467명이 발생했다. 충청권은 466명(직전주 306명)으로, 호남권은 124명(직전주 112명)이었다. 제주는 86명까지 치솟아 직전주(20명)보다 66명이나 많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주로 대전과 충남 부산 경남 제주에서 유행이 증가하고 있고 증가요인은 다양하다”며 “유흥시설을 중심으로 확산되기도 하고 사업장을 통해 유행이 전파되기도 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전북 군산에서는 주점 모임과 관련해 8일 첫 확진자 발생 후 16명이 추가 확진됐다. 경남 김해에서는 유흥업소와 관련해 8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누적 3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 대덕구 소재 요양시설과 관련한 확진자는 누적 22명, 대구 중구 주점과 관련한 확진자는 총 28명, 울산 동구 지인 및 어린이집 관련 확진자는 38명으로 늘었다.
유행 확산세에 제주와 충남은 12일부터 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한다. 대전, 부산은 이미 지난 8일부터 2단계로 격상했다. 시군구 단위에선 경남 통영시가 지난 9일부터 2단계로 거리두기를 상향 조정했다. 특히 부산시는 지난 10일부터 3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추가했다. 원래 2단계에서는 8명까지 사적모임이 가능하지만 오후 6시~익일 새벽 5시까지는 4명까지 모임인원을 제한하고, 예방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중단했다.
12일부터 수도권의 거리두기가 4단계로 올라가면 풍선효과로 타 지역에서 모임이 늘어날 수도 있다. 비수도권은 현재 거리두기가 완화된 상태라 방역에 더 취약하다. 오히려 비수도권에서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출입명부 작성,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등을 철저히 점검해서 감염이 확산하는 일이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이 역시 전국 확산세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최근 발생한 확진자의 3분이 1이 알파형(영국), 델타형(인도), 감마형(브라질), 베타형(남아공) 등 주요 변이 감염자라고 밝혔다. 손영래 반장은 “(주요 변이가) 아직 과반 이상의 우세종이 되지는 않고 있지만 델타 변이가 점점 증가해 알파 변이보다 더 많이 검출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