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으로 시작했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명으로 좁혀지면서 본경선의 총성이 울렸다. 주자 6명은 대선 후보가 가려지는 9월 5일까지 전력 질주를 하게 된다. 여전히 이재명 경기지사가 여권 내 ‘1강’의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본경선 무대에서 나머지 주자들의 2위 쟁탈전이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11일 지난 사흘간 진행된 여론조사(일반 국민 50%, 당원 50%) 결과 양승조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가 8명의 예비경선 후보 중 하위 2명으로 집계, 컷오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됐다. 이광재 의원은 일찌감치 정 전 총리와 단일화하며 예비경선 투표에서 제외됐다.
본경선 역시 ‘반(反)이재명’ 움직임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의 경우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1위 역전을 노리기엔 역부족인 만큼 결선 투표를 염두에 둔 2위 쟁탈전과 합종연횡이 활발히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에서 각 주자들이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도 관심사다. 이 지사는 예비경선에서와 같이 ‘로키(low-key)’ 전략을 이어가면서도 구체화한 공약을 통해 본인의 경쟁력과 존재감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지사의 ‘사이다’ 면모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과거보다 안정감이 생겼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며 “본경선에서는 정책 발표를 통해 능력있는 후보로서 면모를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빠른 시일 내 구체화된 경제 정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진중한 이미지인 이 전 대표는 점점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 논문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 후보 가족의 위법 여부에 대해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 지사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가급적 본인의 문제로 한정해서 무한 검증을 하는 것이 맞다”고 발언한 데 각을 세운 것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도덕성 등 이 지사의 리스크 검증을 강화할 시기”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지지율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전국 조직이 탄탄하다는 강점을 바탕으로 ‘조직표’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전 대표 등 다른 주자와의 막판 단일화도 변수다.
‘2등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 때리기를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후발주자인 추 전 장관이 1등인 이 지사의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면서 2등을 노려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단일화엔 참여하지 않지만 사실상 ‘반이재명’ 전선에서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관망 중인 핵심 친문 의원들의 향방도 주목 대상이다. 이해찬계 친문 의원들은 이해찬 전 대표의 뜻에 따라 이 지사를 돕고 있다. 청와대 출신 친문 의원인 박광온 정태호 윤영찬 의원은 일찍이 이 전 대표 캠프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친문 좌장격인 홍영표 의원 또한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쪽으로 기울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의원, 정무수석 출신의 한병도 의원은 침묵하고 있다. 이들은 본선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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