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파워에이드가 나와요” 춘천 수돗물 대란 사흘째

입력 2021-07-11 14:18
춘천 시민들이 수도꼭지에서 검거나 파란색 물이 나온다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강원 춘천시의 수돗물 공급이 취수장 펌프 파손으로 사흘째 차질을 빚으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시민들은 폭염 속에 단수로 피해를 입었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호소 글을 올리고 시의 부실한 대응을 지적하고 있다.

11일 춘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일 소양취수장 취수펌프 밸브 연결부위의 파손으로 중단된 수도공급을 이날 오후 11시까지 정상화할 계획이다. 시는 긴급 공사를 통해 지난 9일 밤 파손 부위의 복구공사를 마쳤으나 빈 배수관에 공기가 차면서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춘천시 맘카페를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단수에 따른 피해 상황을 공유하는 사진과 글이 잇따르고 있다. 수도꼭지를 틀면 콜라처럼 검은색의 탁수 또는 이온음료처럼 파란색인 물이 나온다거나 수돗물을 한 번 더 걸러내는 가정 내 수도꼭지 필터가 까맣게 변해 안심하고 쓸 수 없다는 피해 내용들이 쏟아지고 있다.

단수와 탁수 현상에 따른 춘천시 사과문

시는 각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가정마다 생수와 급수차를 지원 중이다. 하지만 폭염 탓에 시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 주민들이 전날 대형마트나 상점에 들러 사재기를 하는 등 생수를 구하러 나서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요일인 11일은 대형마트가 문을 열지 않아서 주민들은 생수 구매를 위해 더욱 분주히 움직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생수를 직접 구매해 2ℓ짜리 생수 6병으로 샤워를 해결했다는 시민도 있었다.

시민들은 시의 부실대응에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춘천시는 ‘지난 9일 오후 2시쯤부터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다’는 내용의 안내 문자를 뒤늦게 발송해 원성을 산 바 있다. 지난 9일 저녁에는 ‘오후 11시부터 수돗물 공급 재개한다’는 안내 문자가 발송됐으나 여전히 공급이 원활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이뤄지는 급수 지원 소식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불만도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까맣게 변한 가정요 수도꼭지 필터.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수도 공급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조사를 통해 명확한 단수 원인도 밝혀낼 예정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