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춘천시 수돗물 사흘째 끊겨…시민들 ‘분통’

입력 2021-07-11 13:01 수정 2021-07-11 13:58
지난 9일 춘천시의 상수도관 파손으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소양취소장에서 긴급 보수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시작된 강원도 춘천시의 단수 사태가 사흘째 이어졌다. 춘천시가 단수 9시간 만에 복구공사를 마치고 물을 공급했지만 먼 거리를 연결하는 수도관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면서 일부 지역은 화장실도 이용 못 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1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2시부터 관내 25개 읍‧면‧동 가운데 용산취수장에서 물을 공급받는 신사우동과 서면, 신북읍 3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수돗물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 같은 날 오전 11시쯤 소양취수장 취수 펌프 밸브 연결부위가 파손되면서 5기의 펌프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긴급 공사를 벌여 9시간 만인 오후 11시쯤 복구를 마쳤다.

그러나 취수장으로부터 먼 거리를 연결하는 수도관에 공기가 차는 문제가 발생했다. 게다가 수돗물 공급이 시작되면서 물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고지대 등 일부 지역은 수압이 낮아지면서 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현재 교동과 강남동, 남산면, 삼천동, 칠전동 등 일부 지역에서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물 공급이 재개된 지역도 흙탕물 등 오염된 수돗물이 나오면서 세탁은 물론 밥을 지어 먹지 못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 춘천지역 맘 카페에는 “수도와 연결된 필터가 검게 변했다”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시민들은 춘천시의 부실한 늦장 대응에 더 불만을 터트렸다. 앞서 춘천시는 9일 오후 1시40분쯤 언론 등에 공지를 통해 “배수지 예비물량이 소진되는 오후 2시쯤부터 수돗물 공급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후 시민들에게는 수돗물 공급을 중단 시킨 지 25분 만인 오후 2시25분쯤에서야 안내 문자를 뒤늦게 발송했다. 단수 안내가 늦어지면서 시민들이 대응할 시간이 부족해 찜통더위 속에 제대로 씻지 못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또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들과 미용실 등은 장사를 포기하는 등 피해도 속출했다.

시가 수돗물 공급 중단에 각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생수 지원에 나섰지만, 정작 시민에게는 이 같은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불만도 이어졌다.

김모(39)씨는 “춘천시에서 비상급수라며 한 가구당 물 두 통씩을 나눠줬다. 비상급수 정보도 춘천시가 아니라 맘 카페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며 “춘천시장은 불볕더위 속에 물 두 통으로 이틀을 버틸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시 관계자는 “단수로 인해 시민들이 겪은 불편에 대해 사과드리며 최대한 빨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춘천시 전역 단수에 대한 원인은 향후 면밀한 조사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