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후원 계좌를 연 지 하루만에 9억원이 넘는 후원액을 모았다. 이는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보다 빠른 속도다.
이 지사 캠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0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모금된 후원액이 총 9억853만7711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캠프 측은 “특히 전체 후원금 모금액 중 95.1%가 10만원 이하의 소액 후원”이라며 “이른바 ‘큰손’들의 거액 후원이 아닌 일반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가 이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이 지사는 지난 9일부터 후원을 받기 시작했다. 모금 속도만 보면 문재인 대통령보다 빠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2017년 당시 후원 계좌를 연 지 하루 반나절 만에 총 7억3108만105원을 모금했었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영화 ‘노무현입니다’에서 특히 인상 깊게 본 장면이 있다”며 해당 장면 속 노 전 대통령의 대사 “00씨, 참 힘들어 죽겠다. 다른 게 아니고…돈”을 소개했다. 이 지사는 해당 대사가 “낙선 국회의원 시절 노무현 대통령께서 보좌관과 여관 방에 누워 서글프게 하신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사는 “과거에 비해 더 이상 정치하는 데에 엄청난 돈이 들지는 않는다”며 “참여정부 시절 이루어진 일련의 정치개혁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그렇다고 저절로 돈이 생겨나지는 않는다”며 “오직 주권자의 ㅈ지와 성원만이 깨끗한 정치, 부패 없는 정치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매번 느끼지만 후원 요청은 무척 면구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당당히 요청드린다. 정치가 검은 돈 앞에 작아지지 않게 해 달라. 두려움 없이 기득권에 맞설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한 성과를 들고 국민 앞에 선다. 보내주신 소중한 마음이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 이재명의 후원자임이 자부심 되시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