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는 존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당 이준석 대표가 띄운 ‘통일부 폐지론’에 대해 중진 의원이 제동을 걸고 나선 모양새다.
권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의 분단 극복 과정에서 가장 좋은 모델은 결국 동·서독 통일사례”라면서 “양안관계에서 어느 모로 보나 열세에 있는 대만 정부 모델이나 교조적 공산주의 국가 동독, 북한의 사례는 우리의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 대표가 대만과 북한 등을 거론하며 이들 국가엔 통일 업무를 보는 조직이 ‘부’가 아닌 ‘위원회’ 형태라는 점을 강조한 데 대한 반박성 주장으로 풀이된다.
권 의원은 이어 “우리가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지향하지만 지금 우리의 통일부가 할 일은 당장 통일을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분단을 극복하는 과정 중에서 남·북한 간 교류협력을 담당하는 것”이라며 “서독의 경우 내독관계부(최초엔 전독일문제부)가 담당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MB정부 초기 일부 인사가 통일부 업무를 ‘인수분해’해보니 각 부처에 다 나눠줄 수 있고 따라서 통일부는 폐지가 마땅하다는 말을 해서 경악을 했는데 다시 통일부 무용론이 나오니 당혹스럽다”며 “이 정부 통일부가 한심한 일만 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없애는 건 아니다. 우리가 집권해서 제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맘에 안 든다고 ‘검수완박’하는 저들을 따라해서야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글을 마치며 “국정은 수학이 아니다. 쓸데없이 반통일세력의 오명을 뒤집어 쓸 필요도 없다”며 “통일부는 존치돼야 한다”고 적었다.
권 의원은 4선 의원으로 박근혜 정권에서 주중대사를 지낸 야당 중진이다. 현재는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