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기안84가 ‘나 혼자 산다’에서 10년간 연재했던 웹툰 ‘복학왕’ 마지막 회를 맞이한 소감을 전했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기안84가 10년을 연재한 웹툰 주인공 ‘우기명’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 기안84는 “마감이기도 하고 중요한 날”이라며 커피를 잔뜩 사 들고 가장 먼저 회사로 출근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0년 동안 연재한 ‘패션왕’ ‘복학왕’ 속 주인공, 우기명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리는 날”이라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기안84는 연재 마지막 날까지도 마감에 쫓기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매주 화요일이 마감날인데 또 늦어서 수요일 출근을 했다”며 “독자분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기안84는 우기명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 고민하며 웹툰을 그려나갔다.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웹툰 완결을 앞두고 “자전적인 얘기가 많이 있었다. 내가 나를 그린 느낌”이라며 “우기명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 것 같으면서도 확신이 안 든다. 만화 자체가 어려웠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우여곡절은 계속됐다. 기안84는 분량 조절 실패로 마지막 회를 완성하지 못했다. 그는 독자 입장에서 불친절하게 느껴졌을 결말에 대해 고민했고, 결국 담당자와 회의 끝에 완결을 하루 미루기로 결정했다.
기안84는 이에 대해 “독자라면 ‘이건 아니야’라고 느낄 것 같다. 너무 불친절했다”며 마감이 끝난 뒤 생각이 정리됐다고 고백했다. 이후 기안84는 앉은 자리에서 먹지도, 자지도 않고 무려 33시간에 걸쳐 마침내 ‘복학왕’의 마지막 회를 완성했다.
웹툰을 완성한 기안84는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드디어 만화를 마무리 지었다”는 소식에 어머니는 “축하한다. 훌륭하다. 훌륭해”라고 답하며 축하해줬다. 이후 그는 곱창과 소주로 홀로 회포를 풀었다.
기안84는 사실 약 4회차 분량으로 계획했던 웹툰이 10년 동안 이어져 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난날을 추억하면서 “우기명은 청춘, 제일 뜨거운 순간인데 나는 이미 차갑고 냉정해졌다”며 “나와 우기명의 격차가 너무 커졌다. 그래서 우기명을 놓아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패션왕, 복학왕 회차를 세어보니 450회더라. 450주 동안은 내 인생이 없었다. 마감뿐이었다”며 “(이제) 놀아도 봐야 하는데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기안84는 이날 방송을 통해 주인공 우기명과 독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최고의 악플은 무플인데 맨날 만화 늦어도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며 “욕도 과분하다. 어떻게 이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는지. 기명이가 그러기를 바라듯 여러분 인생에도 행복한 일들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인공 우기명에게도 “고생했다. 우기명, 행복해라 고맙다. 미안하다. 너무 괴롭혀서”라고 되뇌며 인사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