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이었던 호주 출신 브리짓 맬컴이 활동 당시 겪었던 업계 관계자들의 괴롭힘을 폭로했다.
브리짓은 지난 3일 인스타그램에 1분 46초짜리 짧은 영상을 올려 “이제서야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이 모델 일을 시작했던 10대 시절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에이전트가 살을 빼야 한다며 위험한 약을 먹을 것을 강요했고 심지어 ‘남자와 많이 자라’는 말까지 했다”며 “내가 18살이 되기 전이었다. 공황장애를 앓았고 진정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나이 많은 남성들이 달콤한 말로 접근해 만난 적도 있다”며 “그들에게 ‘입에 담기 싫은 일’을 당한 적도 많다”고 밝혔다.
또 “2017년에는 가슴 사이즈가 커졌다는 이유로 런웨이 쇼에서 잘린 적도 있다”며 “이후 거식증에 시달려야 했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불안감, 우울증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브리짓은 “26번째 생일날 발작을 일으킨 뒤로 1년 동안 집 밖을 나설 때마다 공황을 겪었다”며 “어쩔 수 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했다.
브리짓은 “2년 넘게 술을 끊었고, 섭식 장애에서 벗어난 지도 4년 됐다”며 과거에 비해 건강해진 근황도 전했다. 그는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 스스로 강해졌다고 느끼며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델들이 더 이상 나와 같은 경험을 해서는 안 된다. 업계가 변해야 한다”며 “그것이 내가 입을 연 이유”라고 강조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1995년부터 최정상급 슈퍼모델들이 대거 출연하는 화려한 패션쇼로 큰 사랑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속옷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온 브랜드다.
하지만 지나치게 마르거나 풍만한 몸매를 부각하는 등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강요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매출이 하락했다. 이에 최근 플러스 사이즈, 트랜스젠더, 난민 출신, 운동선수 등을 모델로 기용해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