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민 '부산대엔 특혜 많아' 언급…장학금 격려 아냐"

입력 2021-07-09 18:19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과거 “부산대에는 특혜가 많으니 아쉽지 않다”고 언급했다며 이는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조씨에게 지급한 장학금이 특혜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부장판사 마성영)는 조 전 장관과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이 조 전 장관과 노 원장이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신청한 서증에 대한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노 원장은 2016년 1학기부터 2018년 2학기까지 6학기 동안 연속으로 조씨에게 외부장학금인 '소천장학금'을 지급했다. 검찰은 이 기간 중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했던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0월 동안 노 원장이 세 차례에 걸쳐 조 전 장관에게 건넨 장학금 총 600만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성적이 좋지 않은 조씨가 장학금을 받은 것에 문제가 제기됐는데도 노 원장이 "다른 학생에게 말하지 말라"며 계속 장학금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조씨가 장학금을 받기 직전인 2015년 12월 어머니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도 공개했다. '양산 생활도 익숙해졌고, 부산대엔 특혜가 많으니 아쉽진 않다'는 내용이다. 이어 검찰은 2017년 카카오톡 가족 대화방에서 조씨가 “장학금을 제가 받을 건데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자 정 교수가 “절대 모른척하라”고 대답했고, 조 전 장관은 별다른 대답 없이 자신이 새 정부 하마평에 오른 명단만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찰은 특혜가 아니라면 유급 당한 자녀가 장학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대학교수 출신인 조 전 장관이 몰랐을리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장학금을 받자마자 노 원장이 청와대 전통주 선물을 받았는지 확인하라고 조씨에게 문자를 했다”며 노 원장의 특혜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검찰은 “노 원장이 부산대 병원장 지원을 생각했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다양한 경로 중 하나로 인식했다"며 노 원장이 조씨의 지도교수가 된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노 원장이 조씨에게 지속적인 특혜를 제공한 것에 숨은 의도가 있었다는 뜻이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에게 딸이 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 어떤 관여도 하지 않았다며 “가슴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반정부 교수였던 저에게 무슨 득을 보려고 딸에게 장학금을 줬겠냐”며 “그 장학금은 입학 초기 적응을 못해 지도교수께서 격려 차원에서 계속 주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