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델타변이 전용 ‘업데이트 부스터샷’ 만든다

입력 2021-07-09 11:29 수정 2021-07-09 17:54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델타 변이용’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면역 효과의 연장·강화를 위한 추가접종)을 개발 중이다. 델타 변이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에 불을 지피는 가운데 화이자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화이자는 성명을 통해 “기존 백신을 단순히 한 번 더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델타를 포함해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변이에 가장 높은 수준의 면역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방심하지 않고 백신의 ‘업데이트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가 부스터샷 개발에 나선 건 화이자 백신 효과가 기존 변이에 비해 델타 변이에서 낮게 나타난 탓이다. 지난 6일 이스라엘 보건부는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가 델타 변이 유행 후 기존 94%에서 64%로 낮아졌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화이자는 이날 “이스라엘 보건부 등 자료를 보면 백신 효과는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서 약해진다”면서 “2회차 접종 후 6∼12개월 안에 세 번째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화이자의 부스터샷 백신은 델타 변이 ‘맞춤형’으로 개발됐다. 이날 CNN에 따르면 화이자는 “기존의 백신들이 인체 세포와 결합하기 위해 사용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작은 부분을 공략했던 반면, 부스터샷을 위한 3차 백신은 델타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 전체를 타겟으로 삼아 개발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인도 연구진은 델타 변이의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의 말단에 발생한 돌연변이가 항체의 표적 식별을 어렵게 해 면역계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화이자 자체 연구 결과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2차 접종 때보다 면역 수준이 5∼10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차 접종이 높은 보호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미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이르면 오는 8월 중 1만여명을 대상으로 델타 변이를 겨냥한 부스터샷 임상시험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돌스텐 CSO는 “이미 유럽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화이자 측에 부스터샷 필요성을 문의했으며, 일부 국가는 미국보다 먼저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스터샷 접종에 따라 백신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화이자는 생산량을 늘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화이자는 올해 30억회분, 내년 40억회분을 각각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