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통령 시신에 총알 12발” 참혹했던 암살 현장

입력 2021-07-09 04:08
AFP연합뉴스

괴한들에게 암살된 조브넬 모이즈(53) 아이티 대통령은 피살 당시 모두 12발의 총알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티의 카를 앙리 데스탱 판사는 7일(현지시간) 밤 현지 일간 르누벨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시신에서 12개의 총알 자국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총상은 이마와 가슴, 엉덩이, 배 등에서 확인됐으며, 대구경 소총과 그보다 작은 9㎜ 총의 흔적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판사는 또 당시 대통령 침실과 집무실이 모두 헤집어진 상태였으며, 모이즈 대통령은 피로 얼룩진 흰 셔츠와 파란 바지를 입고 입을 벌린 채 누워있었다고 묘사했다.

2017년 2월 취임한 53세의 모이즈 대통령은 7일 새벽 1시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탄에 맞고 숨졌다. 아이티 경찰은 지금까지 대통령 암살 용의자로 6명을 체포했고, 7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의 정확한 신원이나 암살 동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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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 함께 총에 맞은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는 곧바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가 이후 에어앰뷸런스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병원에 이송됐다.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 CNN에 모이즈 여사가 “위험에서 벗어났다”며 “계속 회복을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부부 외에 다른 사상자는 없었다. 당시 집에 있던 대통령의 딸은 방에 숨어 있었으며, 가사도우미 등은 괴한들에 포박된 상태였다.

대통령 사저 안팎에서는 다수의 탄피가 발견됐으며, 사저 밖에 주차된 차들에서도 총알 자국이 확인됐다.

괴한들은 사저에 침입할 당시 “미 마약단속국(DEA) 작전 중”이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 당국은 이들이 DEA 요원을 사칭한 ‘전문 외국 용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