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만난 윤석열, 이재명 질문에 “그런 얘기 안했으면”

입력 2021-07-08 23:34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영환 전 의원이 8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야권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8일 김영환 전 의원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이날 종로구 북촌의 한 식당에서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의기투합했다.

윤 전 총장은 식사 전 “인문학적이고 균형 잡힌 정무적 감각을 가져 평소 많이 존경했다”며 “말씀 좀 듣고 배우기 위해 오래전부터 뵈려고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나중에 대통령 되실 분이 있으면 드리려 했다. 지난번 대선 때는 안철수 대표에게 드린 적 있다”며 윤 전 총장에게 자신의 저서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 창고’를 건넸다.

김영환 전 국회의원이 8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윤석열 전 검찰청장과 만찬회동을 하며 자신이 쓴 책자를 선물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만찬 회동이 끝난 뒤에도 두 사람은 거듭 서로를 칭찬했다. 윤 전 총장은 “오랜 정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귀한 말씀을 많이 듣고 배웠다”며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김 전 의원은 “총장님이 선두에 서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궂은일이라도 마다 않고 돕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식사 중 나눈 대화를 전했다.

김 전 의원은 “여권의 정치 탄압이라고 할까, 정치 공세가 집중되고 있다”며 “윤석열을 지키는 일이 정권교체의 첫 번째 분수령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은 김 전 의원이 지난 2018년 경기지사 선거에서 ‘이재명 저격수’ 역할을 한 전력 때문에 관심을 끌었다. 현재는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의 잠재적인 최대 경쟁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만찬 종료 후 기자들이 관련 질문을 던지자 “그런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잘랐다.

오히려 기자들 앞에서 김 전 의원 쪽을 바라보며 “제가 저녁 한번 하면서 이렇게 불편하게 해드려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먼저 물러가겠다”며 급히 자리를 떴다.

김 전 의원은 “이재명 저격수라는 표현이 굉장히 부담스럽다”며 “그분(이 지사)도 후보 경선 중이기 때문에 그렇게 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