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발 누적 확진자 수가 76명으로 늘어났다.
백화점·마트 등 업계 노동조합은 백화점 탈의실과 창고 등 공용공간이 감염 확산에 연결고리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3밀(밀집·밀접·밀폐)’ 조건을 갖춰 감염이 퍼지기 쉬웠다는 것이다.
아울러 휴게실을 폐쇄하면서 직원들이 더 몰리는 문제도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대백화점 측은 환기 등 관리를 철저히 했다는 입장이다.
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무역센터점 지하 3층에 위치한 15평 규모 탈의실과 11층 흡연실, 화장실 등이 집단감염 진원지로 거론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무역센터점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누적 76명으로 늘었다. 이 중 69명은 백화점 정규직, 파견직 등 종사자다.
현대백화점은 확진된 종사자 69명 대부분이 지하 1층 식품관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다른 층 매장에서도 확진자가 일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무역센터점 감염 확산 원인으로 “지하 식품점부터 유행이 시작됐고 종사자들이 공용 공간을 같이 썼다”며 “환기가 어려운 환경 요인, 무증상으로 감염 시 빨리 알기 어려운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한 직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무역센터점 식품관 쪽 직원들이 같이 쓰는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가 있다”며 “11층 흡연실은 칸막이가 다 쳐져 있어 한 명씩 앉아 흡연할 수 있지만, 중앙에는 다 모여 이야기하면서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과 마트 등 업계 노동조합에서는 이번 사태가 예견된 일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연우 민주노총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사무처장은 “백화점 내 탈의실은 사물함도 다닥다닥 붙어있는 데다 지하에 있어 환기도 열악한 경우가 많다”며 “해당 백화점도 그렇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탈의실도 다른 공간과 마찬가지로 10분에 1회씩 공조 시설을 통한 환기를 진행했다”며 “고객이 앉아 쉬는 휴게 공간도 거리 두기를 하듯 직원 공용 공간도 방역 지침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공간이 협소하다고 느낄 수는 있다”고 해명했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감염이 광범위하게 확산했다고 보고 6월 26일~7월 6일 수도권 지역에 사는 이 점포 방문자는 모두 선별검사소를 찾아 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
아직 이용객 중에 무역센터점 집단 감염과 상관관계가 확인된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 검사 결과는 1주 정도 걸릴 전망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