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극복, 29세 올림픽 첫 도전…인교돈의 포부

입력 2021-07-08 19:43
인교돈 선수. 뉴시스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극복하고 29세의 나이로 생애 첫 올림픽에 도전하는 태권도 최중량급의 국가대표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이 “선수단 6명 모두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맏형’인 인교돈은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선수단 결단식에서 “(올림픽에)처음 출전하는 선수가 많지만 6명 모두 금빛 발차기를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에 출전하는 우리나라 선수는 역대 최다인 6명이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치르며 특정 국가로 메달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2012년 런던 대회까지는 한 국가에 남녀 2체급씩,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그러다가 2016년 리우 대회부터 세계태권도연맹(WT)이 올림픽 랭킹에 따른 자동출전권을 부여하면서 한 나라에서 체급당 한 명씩, 최대 8체급 모두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도쿄 대회에서는 남자부는 58㎏급 장준(한국체대), 68㎏급 이대훈(대전시청), 80㎏초과급 인교돈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자부는 49㎏급 심재영(춘천시청), 57㎏급 이아름(고양시청), 67㎏초과급 이다빈(서울시청)이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 중 인교돈은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극복하고 29세의 나이에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태권도 종목은 상대적으로 선수 생명이 짧은 편이다. 인교돈은 스물 두살이었던 2014년 림프종 진단을 받았지만 이를 이겨내고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은메달을 따 재기에 성공했다.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태권도 남자 단체 겨루기 준결승에서 한국의 인교돈이 키프로스의 플라카우디아스 마리오스에게 공격하고 있다. 뉴시스

인교돈은 오는 27일 남자 80㎏초과급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올림픽에서 태권도 경기는 일반적으로 대회 후반부에 치러졌지만 도쿄 올림픽에서는 개막식 다음날인 오는 24일부터 나흘간 개최된다.

인교돈은 “시작이 중요한 만큼 집중해서 다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권도에 올림픽 초반 기대가 쏠리는 것에 부담이 없느냐는 질문에 “앞서 선배님들이 메달을 많이 땄으니 우리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며 “남은 기간에도 잘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