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면/원자재값 급등 여파, 中 9일 지급준비율 인하 발표할 듯

입력 2021-07-11 17:15
리커창 중국 총리(가운데)가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영국 재계 지도자들과 화상 대화를 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시중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회복세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주춤해지자 지난해 4월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꺼내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할 전망이다.
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어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의 생산과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준 하향 조정 등의 통화 정책을 적시에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실물 경제,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통상 국무원 회의에서 지급준비율 등 각종 지표의 조정이 예고되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요일 저녁 이를 공식 발표한다. 따라서 중국 시장에서는 이르면 9일 오후 지급준비율 인하 공식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원이 중소기업 지원을 콕 찍어 강조한 만큼 이번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는 선별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이 그 대상으로 거론된다. 국무원은 “대수만관(大水漫灌·농경지에 물을 가득 채우는 관개법)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통화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통화 정책이 유동성 확대 전략으로 본격 선회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각국은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지급준비율을 조정함으로써 시중 자금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1, 3, 4월 총 세 번 지급준비율을 인하했다.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정과 통화를 아우르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폈다. 이에 힘입어 중국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9.0%로 201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PPI 상승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지만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 경고이기도 하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