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길목서 터진 ‘델타 폭탄’에 백화점·마트 발동동

입력 2021-07-08 17:00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어가면서 4차 대유행 조짐이 짙어지고 있다. 여름 정기 할인행사와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이어가던 유통가도 비상이다. 백화점, 대형마트에서 연일 확진자가 나오면서 소비 회복세가 꺾일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방역당국과 협의해 오는 12일까지 무역센터점을 휴점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무역센터점에서는 7일 오후 6시 기준 6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무역센터점에서 근무하는 3600여명이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가 나온 3100명 가운데 6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처음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4일이었다. 식품 물류창고 근무 직원이 이튿날 확진 판정을 받았고 5일부터 일부 매장 부분 폐쇄와 휴점 조치가 이어졌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지난달 28일 방문객에 대해서부터 역학조사에 들어가는 게 통상적인 방식인데 주말에 고객이 몰린 점을 감안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6일까지 방문객 모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권고했다”며 “이번 무역센터점 집단감염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뿐이 아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의 휴점과 일부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지난 5일 입주 매장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매장을 폐쇄 조치했다. 잠실점에서는 지난 6일 1인 근무 매장 직원의 감염으로 일부 매장을 폐쇄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지난 2일 식품관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당일 매장 영업이 중단됐다. 이마트 본사에서도 지난 5일 확진자 4명이 나와 당일 건물이 폐쇄되고 전직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추가 전파는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최근 방역에 다소 느슨해졌던 심리적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창고나 휴식 공간 등 직원 이용 시설의 방역 수칙 준수 등을 관리하는 ‘안전방역관’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현장 근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몸이 이상할 경우 출근하지 말고 검사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방역 조치를 더 강화할 만한 게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운영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보복소비’ 성향이 짙어지면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던 유통업계에서는 암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거리두기 완화, 휴가철 특수 등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던 업계는 이번 주말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매출이나 방문객 수에 큰 변화는 없는 상태”라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다면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신영 문수정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