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으면 마스크 안 써도 된다고 설레발치니 국민들 심리적 방어선이 무너졌다”
8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의 한 카페에서 주인 이모(63)씨가 텅 빈 실내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평일임을 고려하더라도 목 좋은 홍대 거리 중심에 위치한 카페가 비어있는 모습은 이례적이었다. 이씨는 “지난 5·6월에는 코로나19 이전 매출의 50%까지 달성하며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주는 20%의 매출로 바닥이다”라며 “차라리 좀 고생하더라도 강력한 거리두기로 빨리 종식 시키는 것이 낫지 매번 오르락내리락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또 “심야 야외 음주 금지도 술 먹으면 안 되고 주스 먹으면 괜찮나?”라며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불만을 나타냈다.
점심시간의 홍대 거리는 번화한 대학가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인적이 드물었고 간혹 지나가는 배달 오토바이 소리만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식당들도 테이블이 듬성듬성 비어있었고 인근 직장인들은 음식을 포장해가는 모습도 보였다. 강아지 옷가게에서 근무 중이던 권모(31)씨는 “백신 인센티브 얘기 나왔을 때는 관광객도 좀 있고 그나마 활기찼는데 이번 주 들어 갑자기 다시 확 줄었다”고 말했다.
홍대 정문 앞에서 가장 가까운 5채의 건물 중 4채는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한 건물은 통째로 비어있기도 했다. 홍대 앞에서 5년째 부동산을 영업 중인 심모(53·여) 공인중개사는 “이 지역에서 40년 이상 건물을 운영한 어르신 중에는 기존 임대료에서 50%까지 낮춘 분도 있다”며 “그런데도 5~6개월 비어있는 상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75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래 하루 가장 많은 확진자 발생 규모다.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227명이고 국외유입 사례는 48명이다.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16만4028명에 이른다.
이한결 기자 alwayss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