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은 국회의원 마음” 이철희에…여야 보좌진 비판 속출

입력 2021-07-08 15:59
이철희 정무수석. 뉴시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성민 청년비서관 임명 논란을 적극 방어하며 ‘보좌관은 시험으로 뽑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 마음에 들면 쓰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8일 여야 보좌진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JTBC 인사이트 ‘신예리의 밤샘토크’ 영상 캡처

이 수석은 전날 유튜브 채널 JTBC 인사이트의 ‘신예리의 밤샘토크’에 공개된 영상에서 “제가 보좌관 출신이지 않은가. 보좌관은 시험으로 뽑는 게 아니다. 그냥 의원이 마음에 들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김한길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JTBC 인사이트 ‘신예리의 밤샘토크’ 영상 캡처

이어 “그런데 특정 정당의 보좌진협회에 있는 친구들이 ‘아니 왜 (청와대) 비서관을 그렇게 뽑냐’는 식으로 이야기하니까 속으로 ‘니들 뭐냐 도대체, 그럼 니들은 시험으로 뽑았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는 박 비서관 임명 당시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이유로 비판했던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국보협)’의 입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에 국보협은 성명을 내고 재반박에 나섰다. 국보협은 이날 “대통령 비서는 입이 없다고 하는데 이 수석은 아직도 본인이 정치평론가인줄 아시니 ‘본캐’(본래의 캐릭터)에 집중하시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바란다”며 “이 수석이 의원을 할 때는 나름 깨어있는 사람으로 봤었는데 ‘라떼이즈홀스(나 때는 말이야)’ 하는 꼰대가 된 모습을 보니 너무나 유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의원 마음에 들면 보좌관 하는 시대는 이 수석이 보좌관 하던 수십년 전 얘기다. 지금 보좌진들은 대다수가 인턴부터 시작해서 눈물 젖은 빵 먹으면서 커가는 시대”라며 “당신의 말을 듣고서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보좌진으로서의 삶 전체가 모독당한 기분이 드는 후배가 많은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수석은 즉시 보좌진이라는 직업을 가진 모든 사람에 대해 사과하라”며 “이 수석은 아직도 대한민국이 그리고 청년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모르는가”라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보좌진들 또한 이 수석의 발언에 유감을 표하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전날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31대 회장에 선출된 이동윤 신임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마치 국회의 모든 보좌진들이 이른바 아무나 하는 ‘낙하산 집단’인 듯 호도된 것 같아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보좌관 생활을 직접 해보셨고 또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보좌진들로부터 의정활동에 대한 조력을 받으셨기에 보좌진이 어떤 역할을 하고 또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아실 것”이라며 “보좌진 임명권은 전적으로 국회의원에게 있고 면직권 역시 전적으로 국회의원에게 있다”고 했다.

이어 “때문에 서류전형과 면접, 각 의원실별 평가와 국회 내외부의 평판조회 등을 거쳐 국회에 적을 두기까지, 아래 직급에서 4급 보좌관이 되기까지, 비록 임용고시와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각종 평가를 반복적으로 받는다”며 “그럼에도 언제 잘릴지 모를 불안함을 마음 한구석에 늘 달고 사는 게 바로 별정직 신분 보좌진”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선거나 국정감사가 끝나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는 수많은 보좌진들의 애환을 선배님께서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봐오셨지 않느냐”며 “불안하고 힘든 업무환경 속에서도 대부분의 보좌진들이 의원님과의 신뢰, 보좌진 역할에 대한 자긍심으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 이를 가장 잘 아실 정무수석님께서 보좌진 선배로서 3000여 후배들의 마음을 조금 더 세심하게 헤아려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비서관이 청년을 대변하고 우리 문재인정부에서 청년들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모든 인선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고 이런 의견들을 잘 모으고 조정하는 것 또한 정무수석의 역할이라고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