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차차기작은 애니메이션…심해 생명체서 영감”

입력 2021-07-08 15:54
지난해 2월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 깜짝 등장해 환호를 받은 봉준호 감독이 7일(현지시각) 현지에서 관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봉 감독은 이 자리에서 차차기작으로 애니메이션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이날 칸 영화제 소통 행사인 ‘랑데부 아베크’에 나와 “다음 영화를 만든 후 애니메이션 영화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며 “2025년 혹은 2026년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현재 차기작으로 영어 라이브액션(실사) 작품을 준비 중이며 차차기작으로 VFX 회사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연출한다고 했다.

봉 감독은 이 애니메이션 작품이 심해 생물과 인간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봉 감독 아내가 한 프랑스 과학책 속에서 “너무 아름답다”며 보여준 심해어 사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봉 감독은 “2~3년 전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고 올해 1월 작업을 마쳤다”면서 “책 속 바다 생명체 사진을 보고 상상력이 이어져 시나리오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늦어도 2026년에는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현재 미국 HBO가 제작하고 있는 ‘기생충’의 스핀오프 드라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매우 대단한 작품”이라면서 “미국판 ‘기생충’ 드라마가 영화 ‘기생충’의 리메이크 버전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자 가족과 가난한 가족은 세계 어디에나 있고, 이 차이는 어디에서나 울림을 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작품에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으며, 각본을 맡은 애덤 맥케이 감독과 꾸준히 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 감독은 2019년 제 72회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에 대해 “세계적인 히트작이 될 줄 몰랐다”는 소회도 밝혔다. 그는 “평소와 똑같은 방식으로 만들었지만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는 17일까지 열린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