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균 아파트 값이 반년 만에 또 1억원이나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던 문재인정부의 25차례 부동산 정책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집값과 마주했다는 국민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8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4283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10억4299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 만인 올 상반기에만 집값이 또 1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정확히는 9984만원이 올랐고, 상승률로 보면 9.7%가 올랐다.
서울 집값의 상승세는 반기 기준으로 보면 ‘역대급 폭등’에 해당한다. KB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12월 이후 반기 만에 아파트 값이 1억원 수준으로 오른 건 이번을 포함해 단 두 차례가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역대 최고인 1억1790만원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 상승액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2위 기록이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를 더하면 서울의 평균 집값은 2억1774만원이나 상승했다.
이번 자료에서 서울 집값은 특정지역을 가리지 않고 매서운 오름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따라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전역의 집값이 뛰었다. 여기에 전셋값 상승 및 품귀, 매물 잠김 현상, 집값 추가 상승 우려 등이 더해지면서 전체적인 집값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각종 규제가 잇따르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4년 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1755만원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11억4283만원)와 비교해보면 4년간 5억2528만원이 올랐다.
서울 집값이 끝없이 상승하면서 지방광역시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같은 기간 지방 5대 광역시 평균 아파트값은 2억6266만원에서 3억6376만원으로 올랐다. 4년 전에는 3억5489만원 차이가 났는데, 지난달 기준으로는 무려 7억7907만원으로 집값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문재인정부가 사실상 집값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임기를 마칠 거라는 핏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단번에 표심을 잃을 수도 있는 집값 급락 정책이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까지는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